현대위아 체질개선 성과로 영업이익 증가세 지속, 정재욱 연임 '청신호'

▲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이 9월19일 경기 의왕시 현대위아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열관리 시험동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위아>

[비즈니스포스트]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의 이익체력을 크게 키워내면서 연임가도에 청신호를 켰다.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은 적자에 빠진 기계사업 체질을 개선했는데 연임에 성공하면 전기차 열관리부품 시장에도 진출해 실적 도약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이어진 실적 개선 추세를 상당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위아는 올해 1~3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0% 증가한 누적 영업이익 1845억 원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조4791억 원을 기록하며 8.7% 성장했다.

정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2021년과 이듬해인 2022년 현대위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71.7%, 106.5% 증가했다. 현대위아는 지난 2년 동안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는데 올해도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위아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부품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SUV 및 제네시스 등 고급 차종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모듈, 4륜구동 부품, 등속조인트 등 부품 분야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구동·등속 위주로 제품믹스(조합) 개선이 이어지고 기계 부문에서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대비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의 3분기 실적은 2016년 2분기 이후 최대 실적에 해당하는데 증가하고 있는 완성차 물량을 고려하면 앞으로 구조적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SUV를 중심으로 한 고급 차종 판매가 높은 수지를 유지하고 있고 RnA(로봇&자동화)와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가 큰 폭의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사장은 취임 뒤 기계분야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전반적 효율성을 높여 적자에 빠져있던 해당 사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의 기초 소재 가공 및 엔진, 모듈, 등속조인트, 4륜구동 부품 등을 생산·공급하는 차량부품과 공작기계와 공장자동화라인(RnA), 방산 등으로 구성된 기계분야 등 크게 2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기계사업에서 2016년 영업이익 50억 원을 거둔 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2017~2021년까지 5년 동안 누적적자만 약 3천억 원 규모로 이는 지난해 현대위아의 연간 영업이익 2121억 원을 넘어선다.

하지만 정 사장이 자율주행물류로봇(AMR)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해 성과를 내면서 2021년 257억 원의 적자를 봤던 현대위아의 기계사업은 지난해 8억 원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그 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기계사업에서 34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 3월 주주총회에서도 "회사의 성장에 부합하지 않는 저수익 사업의 실효성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로봇 및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 제조 솔루션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며 수익성에 중점을 둔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30여 년 동안 차제샤시부품구매실장, 부품개발사업부장,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 구매본부장, 현대차 구매본부장 등 부품 관련 업무를 맡아 온 그룹 내 부품 전문가다.

현대위아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전환 추세 속에서 실적을 한 단계 성장시킬 기회를 맞고 있다.

정 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 올라타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차량 부품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2021년 3월 대표이사 취임 당시 "통합열관리시스템과 전동화를 기반으로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을 이끄는 부품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9월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위아 의왕연구소에 '열관리 시험동'을 준공하며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 개발을 본격화했다. 엔진과 같은 별도의 열원이 없는 전기차에서는 별도의 열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ITMS는 모터와 배터리의 열관리에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으로 현대위아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위아 체질개선 성과로 영업이익 증가세 지속, 정재욱 연임 '청신호'

▲ 현대위아 직원이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창원1공장에서 '냉각수 허브 모듈'을 만드는 모습. <현대위아>

현대위아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냉각수 허브 모듈을 양산하며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냉각수 허브 모듈은 전기차의 배터리와 구동장치 및 전장 부품의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부품으로 현대위아는 이를 고도화하며 ITMS 양산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냉각수 허브 모듈은 올 4월부터 현대차 코나EV와 기아 EV9에 탑재되고 있는데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eS, eM)에 공급할 신규 수주도 확보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공급하는 매출은 내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관련 투자는 현대위아의 기계사업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수주한 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HMGMA) 관련 1500억 원 규모의 로봇&자동화 수주 물량 매출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은 저평가 받고 있는 현대위아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선재 연구원은 "냉각수 허브 모듈과 냉매 통합 모듈, 공조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현대위아의 열관리 부품군 사업의 성장은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적정기업 가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바라봤다.

정 사장은 2020년 12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처음 실시한 인사에서 현대위아 대표로 발탁돼 현대차·기아 파워트레인부품의 사업 경쟁력을 담당해왔다.

정 사장이 전기차 시대로 진입을 본격화하는 현대위아의 사령탑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인사는 그룹에서 결정하는 사항으로 현재로선 예측할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