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굉장히 중요해진 요소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의 발열 문제다.
삼성전자 갤럭시S22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OS를 도입했지만 이 소프트웨어가 발열 해결을 위해 강제로 스마트폰의 성능을 내려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최근 발매된 아이폰15 역시 발열 문제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았다. 한 글로벌 매체는 ‘아이폰 15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갤럭시가 아니라 아이폰14’라며 발열 문제 때문에 아이폰 15가 나왔음에도 아이폰 14를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발열은 스마트폰의 두뇌, AP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제조사 뿐 아니라 AP를 설계하는 팹리스, 그리고 AP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아이폰15의 발열 논란의 주범이 TSMC의 3나노 공정이라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TSMC에게 커다란 이미지 타격을 주기도 했다.
물론 애플이 아이폰15의 발열 이슈를 인정하고 소프트웨어 패치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TSMC에게 씌워진 ‘누명’은 벗겨지긴 했지만, TSMC가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발매된 구글의 픽셀8은 우리나라에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이 픽셀8에는 구글이 설계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제조한 AP, 텐서G3가 탑재됐다.
앞에서 아이폰15의 발열과 관련해 TSMC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사실 AP의 발열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아온 곳이 바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다.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발열 문제 때문에 TSMC로 갈아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텐서G3를 생산하면서 작심한 듯 발열 잡기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새로운 ‘팬아웃-웨이퍼레벨 패키지(FO-WLP)’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는데, 이 패키징 기술은 기존에 사용하던 패키징 온 패키징(PoP) 방식보다 전성비가 우수하고 열이 닿는 면적이 늘어나 방열 성능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사용한 아이폰15프로가 AP 발열 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텐서G3가 기대 이상의 전성비, 방열 성능을 보여준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발열과 관련된 오명을 벗겨내고 더 나아가 아예 발열을 잡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력이 주목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텐서G3를 계기로 퀄컴,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팹리스의 첨단 공정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텐서G3의 발열 개선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텐서G3, 그리고 그 AP를 장착한 구글 픽셀8의 발열과 관련해서 세계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미출시 스마트폰이라 국내에는 리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텐서G3에 대한 평가를 보기 위해서는 해외 리뷰를 살펴봐야 한다.
전자제품 전문 유튜브 리뷰어인 테크댓아웃은 “픽셀8프로, 텐서G3에는 발열 문제가 있습니까? (Pixel 8 Pro: Does Tensor G3 Have Heating Issues?)”라는 제목의 리뷰 영상에서 “텐서G2, 그러니까 픽셀7프로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나아졌지만 완전히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테크댓아웃은 “텐서G3는 셋업 과정에서 발열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4k 30 FPS 10-bit HDR 영상을 촬영할 때도 불쾌할 정도로 뜨거워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전자제품 전문 언론 비봄(Beebom) 역시 “Antutu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텐서G3는 100만 점을 돌파했으며 온도 역시 37.5도 정도로 꽤나 좋았다(quiet good)”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AP의 발열이 문제가 되는 기준을 40도 내외로 보기 때문에 37.5도라면 나쁘지 않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픽셀8프로의 발열 개선이 진정한 개선이 아니라 단순히 쓰로틀링(AP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강제적으로 작동 클럭 수를 내리는 것)을 강하게 걸어서라는 얘기도 나온다. 발열을 막기 위해 성능을 제한한다는 뜻이다.
완전히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곳도 있다. 또다른 글로벌 전자제품 전문 언론 ‘WCCF테크’는 “픽셀8과 픽셀8프로 모두 발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픽셀8은 최고 온도로 섭씨 45도, 픽셀8프로는 이보다 1도 더 높은 섭씨46도까지 도달했다”고 혹평했다.
이 언론은 심지어 구글이 픽셀폰의 발전을 위해서 삼성전자와 결별해야한다는 이야기까지 내놓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구글 픽셀8은 이제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스마트폰이고, 리뷰 역시 리뷰어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텐서G3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텐서G3를 향한 평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음 영상에서는 텐서G3와 함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엑시노스2400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