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빅3 자동차기업이 노조 파업 여파로 인건비를 대폭 인상하며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커졌다. 포드 전기차 '머스탱 마하-E' 참고용 이미지. <포드>
올해 초부터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기업들 사이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져 왔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3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빅3’로 불리는 포드와 GM,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3 자동차기업은 최근까지 미국 최대 자동차산업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와 임금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 대규모 파업 사태에 직면했다.
노조는 한 달 넘게 이어진 파업을 통해 자동차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평균 임금을 25% 이상 높이는 새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포드는 새로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자동차 1대당 인건비 부담이 850~900달러(약 112만~119만 원)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계약 조건에 합의한 만큼 자동차 생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비즈니스는 “자동차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자동차 판매가격에 반영해야만 하는 선택지를 안게 됐다”고 바라봤다.
이번 노사협약에는 빅3 자동차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체와 공동으로 건설해 운영하는 전기차 배터리공장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도 담겼다.
배터리 생산공장 근무자 임금을 인상하거나 이들의 근로계약을 내연기관 자동차 및 부품공장과 동일하게 체결하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인건비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결국 빅3 자동차기업이 내연기관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에 원가 상승과 관련해 더 큰 고민을 안게 되는 셈이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는 이미 전기차사업에서 투자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어진 데다 최근에는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격을 여러 차례 낮춰 내놓자 다른 자동차기업들도 가격 경쟁에 동참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테슬라와 비교해 전기차 판매량과 수익성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자동차기업들은 가격 인하 여력에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경쟁에 계속 대응하기보다는 전기차 가격을 높여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당분간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테슬라 역시 계속되는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는 등 지금과 같은 전략을 유지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비즈니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자동차기업들이 모든 원가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가 차량에 생산을 집중하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