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는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에 나서는 것인데 수익성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티빙 국내 OTT 최초 구독료 인상 나선다, 최주희 수익성 개선 승부수

▲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는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에 나섰다.


31일 티빙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티빙이 구독료를 올려 ‘돈을 더 벌겠다’는 의미보다는 지속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현재 OTT 시장 패러다임이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질 좋은 콘텐츠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1억 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 티빙 대표이사에 올랐다. 국내 OTT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다. 올해 6월부터 티빙을 이끌고 있다.

월트디즈니코리아에서는 아시아 및 한국 사업 전략을 담당하며 디즈니+의 국내 론칭을 준비하기도 했다.

최 대표가 OTT 생태계에 밝은 만큼 구독료를 올려도 티빙이 소비자들에게 통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구독료 인상에 대한 티빙의 고심은 최 대표 취임 이전에도 계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심 끝에 구독료 인상에 나서게 된 것은 결국 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읽힌다.

티빙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비는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며 “티빙이 공개 예정인 라인업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구독료 인상이 콘텐츠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면  티빙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 국내 OTT 최초 구독료 인상 나선다, 최주희 수익성 개선 승부수

▲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태계에 밝은 만큼 구독료를 올려도 티빙이 소비자들에게 통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티빙>


티빙은 이번에 5500원짜리 광고요금제도 내놨다.

광고요금제는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노출하는 것을 뜻하며 이용자는 광고에 노출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싼값에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최 대표는 10월7일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광고요금제 도입에 대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 대표는 당시 “현재 요금제로 수익을 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고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제로 생각하고 있고 적절한 타이밍에 우리 계획을 상세히 보고드릴 자리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OTT 가격 인상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넷플릭스도 국내 시장에서 계정공유금지제 도입을 머뭇거릴 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민감해서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계정공유금지제 도입 국가를 확대하면서 한국에서도 계정공유금지제를 시행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정공유금지제 국내 도입에 대한 얘기가 없다.

웨이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 OTT들은 요금 인상을 한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 사실이다”며 “국내 OTT들의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구독료를 동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도 구독료 인상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티빙의 구독료 인상폭은 요금제에 따라 적게는 1600원에서 많게는 3100원이다. 12월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도 내놨다.

티빙 실시간 라이브 채널은 12월1일부터 무료로 제공된다. 무료 가입자들도 시청이 가능하다. 고객들이 티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유료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동안 티빙은 다른 OTT 플랫폼과 달리 다운로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 불편하다는 구독자들이 많았지만 12월1일부터는 콘텐츠 다운로드가 가능해진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