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마지막해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체질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채비도 본격화하고 하고 있는 만큼 박 사장이 연임해 상장 작업을 이어나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K에코플랜트 체질전환 성공적, 박경일 기업공개 앞두고 연임 '청신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체질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26일 업계 안팎에 따르면 올해 SK에코플랜트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이른 11월 중순에서 말쯤 그룹 정기인사와 함께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통상 12월 초~중순쯤 임원인사를 발표해왔다.

다만 올해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불안정한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사업조직 정비와 전략수립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이 매년 10월에 하던 임원인사를 9월로 한 달 당겼고 한화그룹도 지난해 10월 말에 했던 정기 인사를 올해는 10월 초에 마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0월 파리에서 진행한 ‘2023 CEO 세미나’에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박경일 사장은 2021년 9월 SK에코플랜트 대표에 올랐고 2024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준비를 진행하면서 기업공개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애초 SK에코플랜트의 체질전환과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공개 과제를 위해 배치된 박 사장이 연임하면서 안정적으로 상장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박 사장은 지난해까지 환경·에너지분야 대규모 인수합병을 대략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투자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들어 자회사 테스와 함께 중국과 미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주에도 3300억 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재활용공장을 짓는다.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앞세운 해상풍력사업과 그룹의 미래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인 그린수소 등 에너지부문은 이제 글로벌시장 진출과 확대 등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월 북미법인 사명을 기존 BETEK에서 SK에코플랜트아메리카스로 바꾸고 북미에서 그리수소, 폐배터리 재활용, 연료전지 등 미래에너지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그룹에서 투자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 사장의 역할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박 사장은 SK에코플랜트의 사업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실적부분에서 성과도 보여주고 있다.

박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 SK에 있을 때인 2020년부터 SK에코플랜트가 종합환경기업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하는 데 역할을 했다. 2021년에는 SK에코플랜트 사업총괄운영으로 자리를 옮겨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를 비롯해 폐기물, 소각기업 6곳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22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 인수와 말레이시아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어센트엘리먼츠 지분인수도 진행하며 환경과 에너지분야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 체질전환 성공적, 박경일 기업공개 앞두고 연임 '청신호'

▲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주낙영 경주시장(오른쪽)이 2023년 9월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이차전지 재활용공장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SK에코플랜트는 박 사장이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선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75508억 원, 영업이익 1570억 원을 거뒀다. 2021년 6조 원대로 떨어졌던 매출을 회복했고 영업이익도 2021년보다 6.4% 늘었다.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273억 원, 영업이익 1773억 원을 냈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것이다.

무엇보다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부문 매출 비중은 박 사장이 취임한 해인 2021년 15.3%에서 2022년 29.8%, 올해 상반기 기준 32.2%로 높아졌다.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매립, 소각 등 환경사업 매출이 2021년 4408억 원에서 2022년 7823억 원으로 77.4% 늘었다. 매출 기준 환경사업 국내 1위였던 에코비트(6426억 원)를 앞질렀다. 

같은 기간 에너지부문 매출도 4241억 원에서 1조2645억 원으로 198.1% 급증했다.

염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19일 SK에코플랜트 기업어음 신용평가등급 보고서에서 “SK에코플랜트는 계열매출 비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환경 및 에너지부문 기업 인수로 사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높은 진입장벽과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하는 업종을 추가하면서 건설사업 영위에 따른 고유의 위험을 완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 과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6월 말 기준 회사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4조3611억 원으로 2020년 말 1조1317억 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상태다. 잉여현금흐름도 2020년 이후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023년 6월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6581억 원이다.

다만 회사 인수합병 등으로 회사 자산총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2020년 말 434.6%에서 2023년 6월 말 230.1%로 낮아졌다.

박 사장은 1969년생으로 청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신세기통신을 흡수합병한 SK텔레콤에서 경영기획팀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냈고 2017년 SK로 자리를 옮겨 PM전략실장, SV(사회적가치)추진그룹장, 행복디자인센터장을 역임했다.

2021년 1월 SK에코플랜트의 전신인 SK건설로 자리를 옮겨 사업운영총괄 임원을 지내다 2021년 9월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