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추가자구안이 채권단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에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2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보다 각각 3.47%, 3.55% 오른 1만7900원과 2만9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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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반면 한진해운 주가는 11.99% 내린 161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25일 채권단에 추가자구안을 제출했으나 전체 규모가 5천억 원에 그쳤다. 이는 채권단이 그동안 요구했던 1조 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KDB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을 이례적으로 대외에 공개하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은 “실효성 있는 것은 4천억 원 수준”이라며 “기존 자구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26일 오후에 열린 채권단회의에서도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채권기관 실무자들 대부분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자구안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각 채권기관에게 30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분율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은 부결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 때문에 발목이 잡혀왔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리스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에 따른 평가손실, 영구채권 회수가능가액 하락에 따른 손실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5천억 원에 가까운 영업외손실을 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한진해운 지분을 보유한 대한항공은 3800억 원가량의 추가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대한항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회생에 실패할 경우 대한항공의 손실 처리가 불가피해 단기적으로 그룹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추가 지원 리스크가 궁극적으로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호재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