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3-10-15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삼성증권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유력 후보로 같이 거론되는 키움증권과의 유튜브 구독자 경쟁에서 서서히 우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삼성증권은 어느덧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확보했는데 유튜브 콘텐츠 퀄리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장석훈 대표이사 사장의 콘텐츠 역량이 조명을 받고 있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유튜브 콘텐츠 역량 강화에 성공하며 구독자 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5일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153만 명, 키움증권은 152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구독자 136만 명의 미래에셋증권이 뒤따르고 있으며 이 밖에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긴 국내 증권사는 없다. 삼성, 키움, 미래 세 곳 증권사의 ‘골드버튼(구독자 100만 명 이상)’ 3강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와는 3강 체제의 판도가 사뭇 달라졌다. 유튜브 통계 전문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5월31일 기준 구독자 수는 미래에셋증권(129만 명)이 가장 많았으며 키움증권(127만 명), 삼성증권(118만 명)이 뒤쫓았다.
하지만 약 4개월여 만에 삼성증권이 저력을 발휘하며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섰고 키움증권도 뒷심을 발휘하며 삼성증권을 바짝 추격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두 증권사는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도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해외부동산 타격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모두 상반기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넘기며 1조 클럽 선두 입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1조 클럽은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자 유일하게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 2021년엔 5곳(미래에셋, 한국투자, NH, 삼성, 키움)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엔 메리츠증권만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들 증권사는 타이틀을 탈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증권분야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최선호 종목으로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시하고 있을 만큼 두 증권사의 양강으로서 지위가 공고하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구독자 수 확보전은 치열했다.
두 증권사의 지난 한 달 동안 구독자 수 증가분은 약 7만 명으로 거의 같다. 삼성증권이 9월24일 국내 증권사 최초로 구독자 수 150만 명을 달성하며 팡파레를 울렸으나 머지 않아 27일 키움증권도 150만 구독자를 달성하며 따라 붙었다.
이후 이날까지 삼성증권이 구독자 수가 약 1만 명 앞선 상태로 양사의 ‘초근접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양사의 최근 유튜브 영상을 분석해 보면 삼성증권의 콘텐츠 역량이 더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약 1달 동안 유튜브 게재 영상 갯수는 삼성증권 60개, 키움증권 68개로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조회수가 1만을 넘긴 영상의 수는 삼성증권 46개, 키움증권 6개다. 비율로 따지면 삼성증권 약 76%, 키움증권 약 8%로 삼성증권의 영상 시청률이 월등히 높다.
특히 삼성증권 영상 가운데 ‘2분 요약 리포트’가 안정적으로 조회수를 창출하며 ‘뷰 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어려운 내용이 가득한 증권사 리포트를 간단히 요약 설명하는 콘텐츠로 기존에도 존재하긴 했지만 약 2달 전에 썸네일을 깔끔하게 개편한 뒤부터 거의 매번 조회수가 2만을 넘기고 있다. 개편 전에는 조회수 1만을 넘기지 못한 영상도 꽤 있었다.
▲ 삼성증권 유튜브 최근 1달 내 신규영상 가운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웹 예능'의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유튜브 캡처>
이 밖에도 ‘조상님이 꿈에서 알려주신 종목 투자 한다 vs 안 한다?’ 등 젊은 세대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웹 예능'형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증권은 콘텐츠 본연의 질을 높인 결과 거의 모든 영상의 최근 1달 간 조회수가 기본적으로 1만을 넘기는 등 ‘올리면 일단 본다’식의 본격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여 키움증권과의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상반기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두드러진 영업이익은 리테일(개인금융) 부문 실적 증가가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참여 확대에 따라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와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늘어났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수익 비중 가운데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로 증시거래가 활발해질수록 수혜를 입는다. 2020~22년 3년 동안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사업부문별 비중 가운데 리테일 비중 평균은 각각 53%, 71% 수준으로 9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각각 2위, 1위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증권사 리테일 역량에 다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 구독자 수 증가가 리테일 실적 증가에 일정 부분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3조 원을 기록하며 2분기(21조 원)에 이어 줄곧 증가 추세로 하반기 증권사 실적도 리테일 부문이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콘텐츠 역량 강화가 장 사장의 리테일 역량에 날개가 되어줄 지 주목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