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통화완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한계 드러낸 마이너스 금리정책, 통화완화 경쟁 격화시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부작용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더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과 일본, 더욱 강력한 통화완화정책 추진"  
▲ 23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통화완화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이란 금융기관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자금 가운데 일정 규모 이상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경기부양책인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등도 연쇄적으로 낮아지도록 유도해 대출이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중앙은행은 2014년 6월, 일본중앙은행은 올해 2월부터 각각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유럽과 일본의 경제주체들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본격화되자 미래에 대비해야할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인식했다. 이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줄이고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등 경제가 더욱 위축됐다.

조 연구위원은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더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봤다.

조 연구위원은 “유럽과 일본은 악화된 국가재정 상태와 지지부진한 구조개편 때문에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정책적 대응이 여의치 않다”고 파악했다.

유럽과 일본의 통화완화정책이 다른 국가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조 연구위원은 “이런 통화완화 움직임은 유럽과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한 흐름이 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하는 국가들은 통화의 가치하락을 통해 수출을 늘리려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정책금리를 변경한 17개 국가 가운데 금리를 인하한 국가는 15개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논의하고 있지만 인상시기와 인상폭은 불투명하다.

조 연구위원은 글로벌에서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되면 한국도 함께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통화완화정책을 펼치면 외국 자본이 떠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 수출 부진과 원화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국가들이 통화완화정책을 펼치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품 가격경쟁력이 악화돼 수출이 더 큰 부진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출액은 7월 기준으로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