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노리고 있는 4분기 영업흑자 전환은 이르면 9월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수요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하반기 실적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 생산을 크게 늘리기로 한 만큼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노리고 있는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애플의 아이폰15 수요 확대 분위기에 힘입어 높아지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 |
17일 증권업계 안팎에 따르면 올해 나오는 아이폰15 시리즈의 글로벌 수요가 단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은 올해 아이폰15 시리즈 출하량 목표치를 8700만대로 최종 제시하며 부품 업체에 8~9월부터 생산증량 본격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4분기에 올해 전체 아이폰15 생산량의 70%가 집중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 등 아이폰 부품 기업은 아이폰15 부품의 판가 상승과 물량증가 효과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의 총 출하량을 7810만대로 추정했다. 애플이 목표대로 아이폰15를 생산하면 10% 넘게 증가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제품인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애플에 납품하고 있는데 아이폰15 시리즈용 올레드 가운데 40% 정도를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까지 아이폰14 시리즈 올레드의 20% 정도만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비율이 올해 두 배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수율(양품 비율)을 높인데 더해 중국 경쟁업체인 BOE가 기술적 문제로 제품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LG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더 많은 물량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올레드와 관련된 생산기술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인포메이션과 맥루머스 등 해외 IT전문매체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15 시리즈 올레드가 기술적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뒤 시장조사기관 DSCC는 “일부 보도에도 불구하고 LG디스플레이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고 7월부터 선적을 정상적으로 시작했다”고 파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아이폰15 시리즈 올레드 매출이 4분기 흑자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4분기에 흑자전환하기 위해서는 아이폰15 시리즈를 위한 신규 패널 출하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2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경쟁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라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심각한 부진을 겪은 탓이다.
다만 최근 디스플레이업계의 재고조정이 충분히 진행됐고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제품인 올레드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폭을 다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을 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손실은 4715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4 시리즈. <애플> |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용 올레드가 좋은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4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4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제품 출하 증가 등 특정 고객에 맞춘 수주형 사업성과 확대에 힘입어 4분기에는 흑자달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사장도 하반기 실적 개선에 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은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2023’ 행사에서 4분기 흑자전환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괜찮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 제품인 올레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아이폰14프로맥스에 탑재될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올레드의 공급사에 편입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에 매월 1만5천 장의 모바일용 올레드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LG디스플레이는 신규공장 가동에 따라 6세대 기준 모바일용 올레드 생산능력이 기존 월 3만 장에서 4만5천 장으로 증가한다.
정 사장은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2023’ 개회사에서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있다”면서도 “스마트폰 중심으로 올레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