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HDC현대산업개발의 IR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최근 3년 외주 주택부문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2분기 말 기준 외주 주택 수주잔고가 17조1504억 원으로 2022년 말 18조1337억 원보다 5.3% 감소했다. 2021년 말 22조6584억 원과 비교하면 1년6개월 사이 수주잔고가 24.3% 줄었다.
올해는 8월이 되도록 재건축, 재개발 수주실적이 한 건도 없다.
올해 1월 계약공시가 난 경기 안양 신한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이전에 수주한 사업의 설계변경 건으로 신규수주는 아니다.
공사비 상승, 경기침체 등 국내 주택시장 불경기로 대형 건설사들도 전반적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소극적이긴 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들 가운데 마수걸이도 못한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리모델링시장에서만 2조 원 가까운 수주실적을 올리면서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이 3조 원을 웃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GS건설 등도 도시정비시장에서 1조 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2022년 도시정비 성적과 비교해도 올해 부진이 두드러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8월 기준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 원을 넘었다.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직후에도 상반기 경기 안양 관양현대 재건축(4147억 원), 서울 노원 월계동신 재건축(2826억 원)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8월에는 동대문 용두1구역6지구 공공재개발사업도 컨소시엄으로 따내며 실적을 추가했다.
하반기 도시정비시장에는 서울 여의도와 용산구 한남뉴타운 등 ‘대어’ 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경쟁 상황이 만만치 않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작아파트 등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서울과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양아파트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롯데건설을 비롯한 12개사가 몰려든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등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현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운집해 모두 11개 건설사가 참석하면서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했다.
화정아이파크 사고 뒤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화정아이파크 철거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사고수습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역량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