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자동차 제조사들에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을 지지하는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UAW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자동차산업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기업에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만큼 노사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파업 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빅3 자동차기업 CEO와 맞먹는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현재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지는 단체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019년 이후 현재까지 빅3 자동차기업 CEO의 평균 연봉 인상률은 4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근거로 일반 노동자들도 최고경영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임금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이미 빅3 자동차기업과 임금협상에서 두자릿수 인상률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40% 수준의 임금 상승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9년 이뤄진 지난 임금협상에서 노사는 3%씩 두 차례 임금을 올리는 데 합의했다”며 “40% 인상은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자동차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미국의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들며 임금을 인상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숀 페인 위원장은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파업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예고했다.
결국 미국 빅3 자동차기업의 올해 노사협상이 잡음 없이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임금 인상 이외에 내연기관 차량 생산공장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또 자동차 제조공장뿐 아니라 빅3 자동차기업이 한국 배터리업체와 설립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도 이번에 체결되는 임금 계약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이 미국 오하이오에서 운영하는 배터리 생산공장도 노동자 임금을 최대 40% 높여야 할 수 있다.
GM을 비롯한 자동차기업은 노조와 협상에 적극 참여하겠다면서도 미래 성장과 현실적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받아들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급여를 높이는 대신 일회성 보너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며 “노조 측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