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추진에 중국 갈등 변수, 한국은 상대적 유리

▲ 인도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인도 당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이유로 테슬라의 중국 협력업체들이 인도에 직접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고용 창출, 배터리 등 관련 산업 활성화 효과가 커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진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중국 협력사가 인도에 생산 설비를 짓는 데에 제한이 생기면서 인도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 배터리 회사들을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는 한국이 인도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이유로 테슬라의 중국 협력업체들이 인도에 직접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복수의 인도 정부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인도군과 중국군의 2020년 국경 분쟁 이후로 인도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배터리 소재부터 셀 등 주요 부품의 일부를 중국 협력사를 통해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가 인도 내에서 중국회사 설립을 어렵게 만든다면 테슬라가 인도에 기가팩토리를 신설했을 때 부품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로이터는 “인도는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이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게 만들기를 꺼린다”며 “인도와 중국의 긴장된 국가 관계가 인도에 기가팩토리 건설을 저울질하는 테슬라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품사가 인도에 회사를 세우지 못한다는 점은 인도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인도는 전기차 부품 공급망이 내재화되어 있지 않는 국가로 평가된다. 현지에서 부품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시장에서 가장 다양한 전기차 제품군을 보유한 인도 타타모터스마저도 전기차 핵심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 제련과정부터 배터리 제조까지 세계 전기차 부품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협력사를 배제한 채 테슬라 기가팩토리만 유치하겠다는 목표는 비현실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인도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추진에 중국 갈등 변수, 한국은 상대적 유리

▲ 한국은 인도와 비교해 배터리 공급망이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업체들의 투자도 활발해 테슬라 협력사가 진출하기도 유리한 환경이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2차전지 제조 공장 '오창 에너지플랜트'의 모습. < LG에너지솔루션 >

반면 한국은 인도와 비교해 중국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닝보 론베이 뉴에너지테크놀로지는 한국 정부로부터 한국 내 생산설비 신설을 승인받았다. 연 8만톤 규모의 전구체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닝보 론베이 외에도 다수의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한국을 생산기지로 점찍고 한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중국 전기차 부품 업체들의 투자를 꺼리는 것과 달리 한국은 중국 업체들의 투자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중국 협력사가 한국에 진출하는 작업 또한 인도에 비해 수월할 것이라는 시각이 자연스럽다. 

한국은 인도보다 전기차 공급망 내재화에도 상대적으로 앞섰다는 평을 받는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 이미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배터리 기술력을 갖춘 SK온과 삼성SDI 등의 배터리 생산설비가 갖춰져 있다. 

한국이 인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대규모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단지인 ‘기가팩토리’를 세계 각지에 신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최대 12곳의 기가팩토리를 가동하겠는 목표를 밝혔다. 

기가팩토리는 대규모 고용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세수 확충 및 다른 전기차 및 배터리기업의 투자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 상하이에 이어 테슬라의 아시아 지역 2번째 공장 유치를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배터리 공급망과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테슬라 설득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든다. 

다만 로이터는 테슬라의 중국 협력사와 인도 기업이 합작회사를 차리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고 전하며 인도가 테슬라 유치에 계속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 업체가 인도의 파트너사와 합작회사를 차리는 형태로 인도에 들어오는 것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