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퍼와 디펜더 닮은 신형 싼타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에 눈길

▲ 현대차의 중형 SUV 새 싼타페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왼쪽)와 지난해 11월 나온 7세대 완전변경 그랜저(오른쪽)의 모습.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5세대 싼타페의 디자인을 공개하며 국내 시장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싼타페는 완전변경을 통해 차체가 더욱 커진 데다 디자인도 대폭 변경됐다. 그런 만큼 가격 인상이 유력한데 인기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수준까지 갈지 여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라인업에서는 그랜저부터 고급차로 여겨지는데 신형 싼타페 가격이 그랜저와 비슷해진다면 소비자들에게 비싸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신형 싼타페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을 공개한 데 이어 8월10일 상세 재원과 가격까지 공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 업체들은 통상 출시 시점을 명확히 예고하지 않지만 판매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 공개된 5세대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 모델로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4세대 모델과는 '이름만 같은 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외관에서는 기존 싼타페가 고수해온 도심형 느낌을 주던 유선형 디자인에서 정통 SUV 스타일인 박스형 차체로 변경됐다. 현대차에서 단종된 인기모델 갤로퍼 혹은 랜드로버의 디펜더와 닮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체적 재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5세대 싼타페부터는 디젤엔진이 빠지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자동차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을 보면 싼타페는 2.5터보 가솔린 엔진은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을 이미 받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조만간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세대 싼타페는 역대급 디자인 변경이 있던 만큼 가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신형 싼타페에 새로운 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차체부터가 대폭 커진 만큼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신형 싼타페의 전장은 4830mm, 전폭과 전고 및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사이 거리)는 각각 1910mm, 1710mm,  2815mm다. 현재 모델보다 전장은 40mm, 전폭은 10mm, 휠베이스는 50mm 늘어났다.

특히 최근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 중형 SUV인 새 싼타페가 현대차의 준대형 고급 세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SUV 모델은 동급 세단보다 차량 가격이 대체로 비싼데 4세대 싼타페 역시 동급인 쏘나타보다는 비싼 가격을 유지했다.

만약 5세대 새 싼타페의 가격이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다면 현대차 브랜드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대폭 높아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당연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새로 출시된 7세대 완전변경 그랜저와 현재 4세대 싼타페 가격을 비교해보면 1.6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준으로 그랜저는 프리미엄 모델 기준 4266만 원, 싼타페는 익스클루시브 모델 기준 3567만 원이다. 엔트리 트림에서는 그랜저가 699만 원 더 비싸다.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등급) 모델로 따져보면 그랜저가 싼타페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과 비교해 844만 원 더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5세대 신형 싼타페의 가격 인상으로 두 차종 간 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만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7월부터 종료되면서 신차 가격 인상을 놓고 부담이 커진 만큼 파워트레인과 트림에 따라 인상폭이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갤로퍼와 디펜더 닮은 신형 싼타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에 눈길

▲ 5세대 싼타페의 실내 모습. <현대차>


현대차 자동차 라인업에서 싼타페는 중형SUV로 판매량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주력 모델인 데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도 매우 높다.

싼타페의 올해 들어 6월까지 국내 판매량은 1만6561대인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9453대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싼타페는 2019년 만 해도 연간 판매량 8만6198대로 SUV 왕좌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 기아 쏘렌토의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뒤 내리막길을 걸으며 그해 판매량이 5만7578대에 그치며 쏘렌토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 뒤 2021년 4만8371대, 지난해 2만8705대로 판매가 지속해서 줄었다. 5세대 새 싼타페는 SUV 왕좌를 다시 탈환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 만큼 현대차로서는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 인상 폭을 놓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새 싼타페 가격을 놓고 엔트리 역할을 하는 가솔린 모델 트림에서 인상폭을 높게 하지 않는 대신 하이브리드 높은 트림에서는 사양을 강화하며 가격을 많이 올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례로 그랜저 최상위 트림에 제공되는 외관 패키지 사양 ‘블랙 잉크’가 중형 SUV인 싼타페 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잉크는 내외장 인테리어와 휠 등에 검은 색을 강조한 옵션을 말한다. 

싼타페 출시 전 위장막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블랙잉크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형SUV 시장에서 싼타페의 존재감이 위축된 상태인 만큼 가솔린 기본 트림은 인상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 인상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