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구형 준프리미엄 갤럭시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재출시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인도시장에서 구형 준프리미엄급 제품인 갤럭시S21 FE 5G를 재출시한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삼성전자 뉴스룸> |
6일 테크아웃룩 등 해외 IT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FE(펜에디션) 5G’를 7월 중순에 인도시장에 다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출시할 갤럭시S21 FE 5G는 지난해 초 처음 출시할 당시와 AP(모바일프로세서)만 다를 뿐 다른 부품은 동일 사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2022년 1월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2100’ AP가 탑재된 갤럭시S21 FE 5G를 약 87만 원에 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된 갤럭시S21 FE 5G를 약 79만 원에 재차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홈페이지에 ‘갤럭시S21 FE 5G 2023’ 페이지를 개설했다.
갤럭시S FE 시리즈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의 디자인과 핵심 부품의 사양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재고부품을 활용하고 부가적 기능은 축소해 원가를 절감한 준프리미엄급 제품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S21 FE를 2022년 1월에 출시한 것을 마지막으로 펜에디션 새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샘모바일 등 해외 IT매체들이 올해 4분기에 갤럭시S FE 신제품인 ‘갤럭시S23FE’가 출시될 것으로 보도하면서 갤럭시S FE 시리즈 부활이 예상됐다.
노 사장은 갤럭시S FE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뿐 아니라 기존 제품도 함께 재출시해 인도시장에서의 가격대별 제품 라인업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갤럭시S시리즈 바로 아래급 라인업으로 갤럭시A7 시리즈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갤럭시A54가 갤럭시S23 바로 아래 모델로 꼽힌다.
다만 갤럭시A54는 인도에서 약 62만 원, 갤럭시S23은 약 114만 원에 출시돼 두 모델 사이에 가격대 공백이 크다. 갤럭시S FE 시리즈는 가격이 두 모델의 중간가격대에서 형성돼 가격대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여겨진다.
갤럭시S FE 시리즈 가운데 첫 모델인 갤럭시S20 FE는 출시한 뒤 1년 동안 천만 대가 넘게 팔렸다.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에 따르면 갤럭시S20 FE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판매한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일 만큼 인기있는 모델이었다.
이런 만큼 갤럭시S FE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12.7%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할 지역으로 꼽힌다.
노 사장은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23 시리즈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퀄컴의 AP(모바일프로세서)가 탑재된 '갤럭시S21 FE 5G'. <삼성전자 뉴스룸> |
노 사장은 인도에서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펴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 점유율로 샤오미(18%)를 제치고 9분기 만에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20% 점유율로 1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글로벌 시장에서 출하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글로벌 1위 수성을 위해서도 인도시장이 갖는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1위였지만 애플(21%)과 1%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봤을 때도 삼성전자는 2021년과 2022년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각각 20%, 21%로 연이어 1위에 올랐지만 2위인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7%, 19%로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글로벌 출하량 시장점유율 1위를 애플에 뺏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새로운 갤럭시S 시리즈를 1분기에 출시하고 애플은 아이폰 새 시리즈를 9월 중순에서 10월에 출시한다. 이에 따라 1분기에는 애플보다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지만 4분기에는 애플에 밀리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카날리스 조사 기준 지난해 4분기 점유율 20%로 애플(25%)에 밀렸다가 갤럭시S23 시리즈가 출시된 올해 1분기에 1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FE를 갤럭시S23 FE와 함께 재출시하는 것도 하반기 시장점유율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또 이르면 8월 중으로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로 프리미엄 제품 시장 방어에도 나선다.
노 사장은 올해 2월 갤럭시언팩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갤럭시 제품군의 라인업을 운영하겠다”며 “다양한 계층에 최적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갤럭시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시장별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