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 관련 신생기업을 거액에 인수하며 향후 스마트폰 사용경험과 자율주행차 관련기술, 클라우드서버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도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 관련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애플을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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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전자전문매체 디자인앤트렌드는 8일 “애플이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의 추격에 맞서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대응했다”며 “인공지능 관련기술 개발에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미국 시애틀의 머신러닝 관련기업 투리를 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다량의 정보를 기기가 학습해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는 기술이다.
애플이 인공지능 관련기업을 인수한 것은 지난해 말 ‘퍼셉티오’와 ‘보컬IQ’, 올해 초 ‘이모션트’에 이어 알려진 것만 네번째다.
디자인앤트렌드는 애플이 머신러닝기술을 우선 아이폰의 인터페이스에 적용해 사용경험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쿡 애플 CEO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머신러닝기술을 적용하면 스마트폰의 사진을 편리하게 분류하거나 길찾기 등 사용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음성인식서비스 ‘시리’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사용자가 자주 실행하는 앱을 모아 보여주거나 관심을 보일 만한 뉴스, 주변의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시리 제안’ 기능을 지난해부터 아이폰에 탑재하고 있다.
애플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 발전에 중점을 두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 역시 최근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를 통해 증명한 인공지능기술을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에 적용해 사물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높여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기술을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에 적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 관련기업에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이인종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적합한 인수합병 대상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기술을 탑재하면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강화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향후 다양한 사업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신생기업에 투자기회를 꾸준히 엿보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를 통한 삼성전자의 벤처펀드 투자 규모는 최근 5년 사이 1조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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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공지능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국내 인공지능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신생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사물인터넷사업에 진출하고 결제서비스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를 출시하는 등 그동안 인수합병 효과로 신사업에 빠르게 진출했다.
인공지능분야에서도 공격적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 적합한 인수대상 기업을 찾아 빠르게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기술 확보는 삼성전자가 현재 주력하는 사물인터넷 솔루션사업과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사업에서 필수”라며 “독자적 기술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