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ESG 바통받은 이은형, 금융권 사회적책임 부각에 광폭행보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오른쪽 2번째)이 6월22일 미얀마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본사에서 현지 구호단체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그룹의 사회공헌사업을 이끌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과거 ESG부회장을 지내 사회공헌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은 데다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점차 강해지는 만큼 이 부회장이 하나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성과를 보여주면 그룹 내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들어 하나금융의 사회공헌활동 행사에 그룹 대표로 자주 참석하고 있다. 6월에만 2건의 행사에 자리했다.

이 부회장은 8일 하나금융그룹이 추진하는 ‘지역 돌봄기관 교육환경 개선 사업’ 관련한 행사에 대표로 참석했고 27일에는 미얀마 사이클론(태풍) 피해 지역에 학용품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 현지로 날아갔다.

앞서 5월에는 하나금융 소속 축구단 ‘대전하나시티즌’과 탄소 배출량 제로에 도전하는 ‘탄소중립 실천 축구 경기’ 시행을 선언하는 행사에 그룹 대표로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ESG부문을 맡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인데 최근 들어 이 분야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이 부회장의 ESG경영 행보를 더욱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부터 3인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 3인 부회장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20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오른 뒤 주로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다가 올해부터는 그룹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부문, 그룹브랜드부문 등도 같이 이끌고 있다.

박성호 부회장과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박 부회장은 디지털과 신사업을, 강 부회장은 그룹 핵심기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3인 부회장이 사업영역을 골고루 나눠 맡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룹ESG부문은 그 가운데서도 의미나 무게감이 조금은 남다르다. 

ESG부문은 이전에 함 회장이 부회장 시절 직접 챙겼고 회장 취임 뒤 부쩍 힘을 주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함 회장의 사례에 비춰볼 때 그룹ESG부문을 책임지는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갖는 무게감은 상당해 보인다. 

함 회장은 2016년 부회장에 올라 2022년 2월까지 무려 7년 동안을 부회장 자리에 있으면서 차기 회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임기 초반에는 경영관리부문을 맡아 지주 차원의 전략기획, 재무기획 등을 총괄하며 계열사 시너지 창출과 비은행 강화 등을 이끌었는데 2021년부터는 ESG부회장을 맡아 그룹 ESG경영을 총괄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ESG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고려돼 가장 선임인 함 회장에게 ESG 분야를 맡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욱이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강조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의 비재무적 가치를 높이는 중책을 맡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나금융 ESG 바통받은 이은형, 금융권 사회적책임 부각에 광폭행보

▲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맨 왼쪽)이 6월8일 여수 미평하나국공립어린이집에서 보육 취약지역 아동을 위한 ESG 연계 영유아 경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함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이나 ESG 경영에 특히 관심이 높다.

함 회장은 2022년 3월 회장에 오른 뒤에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겸임하며 국공립 어린이집 설립 지원 사업, 사회적혁신기업 지원 사업 등을 이끌었다. 함 회장은 2022년 6월 김한조 이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내려왔다.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도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회장으로서 첫 일정으로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을 찾았는데 이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