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아이폰SE 출시 지연, 삼성전자 노태문 스마트폰 1위 수성 청신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수성하기 위해 준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더할 것으로 에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차세대 제품을 내놓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를 지키는 데 유리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노 사장은 준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더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샘모바일과 GSM아레나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노 사장은 올해 4분기에 ‘갤럭시 S23’시리즈 팬에디션(FE)을 통해 준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재개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FE’시리즈 출시는 2년 만이다.

노 사장은 올해 1분기 갤럭시 S23의 판매 호조 덕에 지난해 4분기 애플에 뺏겼던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애플에게서 되찾은 바 있는데 ‘갤럭시S FE’ 라인업을 통해 기세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준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해 만만치 않은 규모의 틈새시장을 창출하면서 재고부품도 소진하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갤럭시S20 FE의 경우는 2021년 1천만 대 이상이 판매됐는데 이는 당시에 출시된 갤럭시 시리즈 개별 모델 판매량 가운데서도 높은 편에 속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급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있으며 중저가 라인업에서는 ‘갤럭시A 시리즈’가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에 직면해 ‘샌드위치’ 신세에 놓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를 보면 삼성전자는 2021년과 2022년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각각 20%, 21%로 애플에 3%포인트 차이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시장 위상이 점차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카날리스 조사 기준 지난해 4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 20%로 애플(25%)에 밀렸다가 올해 1분기 갤럭시 S23 판매 호조에 힘입어 22%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되찾아오기도 했다.

이를 놓고 전자업계에서는 주로 하반기에 신작을 발표하는 애플 아이폰 시리즈의 공백기에 갤럭시 신작 발표가 삼성전자의 1위 탈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사장의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팬에디션 출시 전략은 애플의 새 아이폰SE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IT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공급업체들을 인용해 애플이 4세대 아이폰SE를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애플이 자체 개발 중인 5G모뎀 칩 제작에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도 애플이 자체 개발한 모뎀칩의 대량생산이 빨라야 2025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해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애초 시장에서는 애플이 올해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를 통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노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SE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수성을 목표로 하는 노 사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 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21년 출하량 기준으로 1억6070만 대 규모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2027년에는 출하량이 2억5330만 대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 중국 오포와 비보가 각각 18%로 뒤를 이었고 샤오미는 16%, 애플은 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시장이 거대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노 사장으로서는 글로벌 1위 수성을 위해 인도시장 공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FE 시리즈를 출시할 유력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인도를 꼽고 있다.

현지매체 인디아 투데이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FE의 디자인 유출본을 공식 발표를 앞두고 빠르게 전한 것도 인도현지에서 관심이 높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노태문 사장도 인도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을 최근 내비치기도 했다.

노 사장은 올해 2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에 강한 인도 시장의 특성에 맞는 모델 운영과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춘 최적화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