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 돈도 투자했고 친구, 동료들에게도 권유해 투자했다. 내 돈, 어머니 재산 다 날렸다. 장 대표에게 사과 받고 싶다.”

또다시 폭락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 가격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현국 대표이사를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장 대표 입장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당장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투자자 성토장 된 위믹스 간담회, 장현국 위메이드 나이트크로우만 믿을 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사진)가 14일 위믹스 투자자들을 상대로 두 번째 간담회를 진행했다.


14일 열린 ‘제2회 위믹스 AMA(Ask Me Anything)’ 간담회에서 장현국 대표는 위믹스 투자자들을 달래는 데 진땀을 뺐다.

위믹스 AMA는 위메이드가 위믹스 투자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자리로 매 분기별 한 번씩 개최된다.

장 대표는 이날 “안 좋은 일에 휘말려 해명하는 과정에 있기도 하는 등 평범하지 않은 3개월을 보냈다”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5월 초 김남국 의원이 작년에 위믹스를 대량 보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위메이드가 P2E(게임으로 돈 벌기) 게임 합법화를 위한 입법로비 차원에서 김 의원에게 코인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 대표는 5월15일 입장문을 내고 “위메이드가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위메이드는 불법로비 의혹을 처음 언급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고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 출범한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5월19일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했을 때 직접 나서서 관련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5월 24일과 26일 위메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위믹스 가격은 5월 초 1500원 대에서 14일 기준 700원 대까지 내려왔다.

장 대표는 2차 위믹스 간담회에서 “위메이드가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며 “법을 안 지키면서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말했다.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짧게 입장을 밝힌 장 대표는 “최근 국내 출시한 나이트크로우가 매출 1등을 달성했다”며 “나이트크로우에 블록체인을 입혀 연내 글로벌 출시하면 큰 성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위믹스 투자자들은 장 대표를 향해 거의 울부짖다시피 하며 항의를 했다.

한 투자자는 “2년 동안 위믹스를 보유했는데 고점대비 98% 떨어져 억 단위 손실이 났다”며 “지난 2년 동안 장 대표가 한 ‘상장폐지는 없다’, ‘추가 유동화는 없다’, ‘메인넷 세계 5위’ 등 다양한 발언은 하나도 지켜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 산하 위믹스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위믹스 5억 개를 소각해서 위믹스 가격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위믹스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면 뭐든지 할 것이다”면서도 “(위믹스 5억 개 소각하는) 제로리저브 전략은 효과가 없다. 실패하는 전략을 들고 와서 하자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가 위믹스 리저브 물량을 소각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고 그 때마다 장 대표는 소용없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수입의 대부분을 위믹스 매입하는 데 썼고 지금도 하고 있다”며 “나도 위믹스 가격이 올라야 살아남는 사람인만큼 잘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괜찮지만 일부러 가격 상승을 막으려 한다는 의심은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장 대표가 이날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여러 차례 읍소했지만 하락하고 있는 위믹스 가격을 반등시킬 만한 묘수가 당장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일하게 기댈 만한 것은 올해 말로 예상되는 MMORPG ‘나이트크로우’의 P2E버전 글로벌 출시다.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버전이 흥행에 성공해 이용자들이 많아지면 게임과 연계된 코인인 위믹스의 가치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위메이드가 노리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다만 P2E 게임 이용자들의 주된 목적이 ‘돈 벌기’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하락한 위믹스 가격은 게임 이용자들을 나이트크로우로 끌어 모을 힘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