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은 과거 금융위원장 시절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 배당 등에 대해 자율성 원칙을 보장해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을 존중하겠다”고 말한 뒤 주주환원 등과 관련해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기조를 지키려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인수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임 회장은 정부와 관계 강화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손태승 전 회장 때부터 지배구조 이슈를 놓고 금융당국과 종종 엇박자를 내면서 새 정부와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추진한 주요 행사에 불참하면서 이런 의혹이 커졌는데 최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도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임 회장만 불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참여 요청이 왔으나 임 회장이 급한 다른 일정이 있어 양해를 구하고 불가피하게 불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관계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까지 지낸 관료사회 대선배인 만큼 정부와 관계 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출신이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을 맡은 것은 임 회장이 처음이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4회로 25회인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선배이기도 하다.
▲ (왼쪽부터)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임종룡 회장, 조병규 은행장 최종 후보자,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이 26일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종료 후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금융>
임 회장은 26일 은행장 후보자 4명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우리은행장 선임 이후 원팀도 강조하고 있다.
임 회장의 이번 간담회는 금융업계에서는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놓고 경쟁했던 후보들이 경선 프로그램 직후 한자리에 모여 팀워크를 다진 것은 금융업계에서 보기 힘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원팀을 향한 임종룡 회장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직 임원 4명이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오디션 형식으로 두 달 가량 경쟁한 만큼 후보자 본인은 물론 그들을 따랐던 이들에게는 큰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데 임 회장이 이를 선제적으로 풀어낸 셈이다.
임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네 분은 모두 저와 함께 우리금융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라며 “오늘 함께 찍은 사진이 우리금융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유산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대표 등 임원을 비롯한 조직원의 단단한 팀워크는 향후 새로운 계열사를 편입하고 지배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더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자회사 편입은 경영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향후 증권사 인수와 무관한 사항”이라며 “2021년에도 우리금융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이와 같은 이유로 완전자회사 편입을 진행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