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쿨해졌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전기차 리더로 전환에 외신 주목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실행력이 현대차와 기아를 전기차 '리더'로 바꿔내는 데 기여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경쟁사를 따라가는 ‘패스트팔로워’ 이미지를 벗고 전기차 시장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가 나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과감한 실행력과 꾸준한 외부 인재 영입, 기술 경쟁력 강화가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사업 성공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저렴한 차량으로 이름났던 현대차그룹이 이젠 전기차 혁신기업으로 거듭나 테슬라를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아이오닉6와 같은 전기차 주력차종이 미국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내는 데 성과를 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와 기아가 장기간 미국시장에서 저렴하지만 특색 없는 차량을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에는 확실한 ‘리더’가운데 하나로 거듭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러한 변화에는 정의선 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 회장이 2020년 현대차그룹 경영을 승계한 뒤 임직원을 향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전했다.

그리고 외부에서 차량 디자인 전문가를 비롯한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디자인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이 전기차 시장 성장에 긴밀한 대응으로 이어져 현대차그룹을 주목받는 기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2020년부터 31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 세계 전기차 3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점도 정 회장의 과감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예시로 꼽혔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그룹이 과거 미국 SUV 시장 성장에 효과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점과 차량 보안결함으로 미국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일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미국에서 차량을 손쉽게 탈취할 수 있는 보안 결함으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자 소송을 제기한 구매자들에게 최대 2억 달러를 보상하기로 했다.

두 자동차기업이 아직 미국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사들과 뚜렷하게 차별화하며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찾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가 매우 ‘쿨’한 브랜드로 거듭났다며 짐 팔리 포드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경쟁사 경영진에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