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인프라 투자계획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총괄대표 회장(사진)은 정부 지원도 업을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인프라 투자계획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희림은 공항설계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한국과 사우디 정부 사이 경제협력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수주활동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해외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2023년 3분기 국제공항 건설, 확장을 포함 공항물류 인프라분야에서 36억 달러(약 4조7671억 원) 규모의 사업을 발주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과 민간항공청, 교통청 등 주요 발주처 관계자들은 5월 둘째 주 한국정부와 함께 개최한 로드쇼에서 이런 공항건설과 확장 계획과 함께 세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프로젝트는 사우디 카심&하일 국제공항(8억 달러), 킹칼리드 국제공항 통합물류처리구역(15억 달러) 등이다.
사우디 민간항공청 관계자는 9일 진행한 한-사우디 모빌리티 및 혁신로드쇼에서 “공항물류분야 발주 규모는 현재 36억 달러지만 45억 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며 한국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림은 바로 이 로드쇼에서 '디지털혁신을 적용한 스마트공항'을 주제로 기업발표를 진행하며 사우디 발주처 관계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사우디 대표단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둘러본 인천국제공항도 희림이 설계한 곳이다.
희림은 국내외 다양한 공항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세계시장에서도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희림은 세계 공항설계 실적부문에서 중국 건축디자인기업 아이다스(Aedas)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공항설계분야에서는 충분한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항설계는 특수설계로 진입장벽이 높고 기술력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로 여겨진다.
희림은 1990년대 후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설계 수주를 시작으로 탑승동, 제2여객터미널까지 인천국제공항 모든 단계의 설계와 감리를 맡아 수행했다. 이밖에도 제주공항 시설확충 설계 및 건설사업관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리노베이션과 개발 마스터플랜 사업 등을 담당했다.
해외 공항설계 수주경험도 많다.
베트남 롱탄국제공항, 아프리카 적도기니 몽고메인국제공항,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 공항, 러시아 라바롭스크공항 마스터플랜, 중국 청도국제공항 신여객터미널 인테리어 설계 등 프로젝트를 수주해 진행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 증축 타당성조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국제공항 신여객터미널 타당성 조사 등에도 참여했다.
이에 더해 한국 정부가 ‘제2중동붐’을 목표로 사우디 대형 건설인프라 사업 수주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희림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희림은 앞서 2022년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구성한 사우디 수주지원단에 포함된 건축설계기업 2곳 중 한 곳이다.
또 한국과 사우디 정부가 지난해 11월과 2023년 5월 개최한 한-사우디 혁신로드쇼에 모두 참여한 건축설계기업은 희림뿐이다. 희림은 사우디 수주지원단 일원으로 사우디 현지를 방문해 사우디 발주처 관계자들과 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와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공항인프라 건설, 확장 등 분야에서 추가 대형 프로젝트들도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 등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국내 관광산업 확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수도 리야드에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킹 살만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57㎢ 면적 공항에 활주로 6개를 설치할 예정으로 1조 달러(약 1300조 원) 규모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희림 관계자는 "정부의 사우디, 인도네시아 수주지원단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강점을 지니고 있는 해외 공항 등 다양한 영역의 건설인프라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 수주 확대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림은 건축설계, 건설사업관리, 감리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건축서비스기업이다. 1970년 설립됐고 2000년 건축설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희림은 또 업계 최초로 2000년대 초 해외시장에 단독으로 진출한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희림 회장인 정영균 총괄대표는 200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 희림을 해외에서 더 유명한 건축설계기업으로 키웠다. 정 회장이 입사했던 1994년 당시만 해도 희림은 해외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이었는데 현재는 해외매출 비중이 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희림은 중동에서는 2010년 아랍에미리트에 아부다비지사를 설립했고 미국 뉴욕,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헝가리,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정 회장은 2022년 12월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에 참여했으며 지난해와 올해 정부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 일원으로 중동과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도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했다.
이밖에도 2월 세계 최대 건설사인 중국 중국건축제6공정국(CCSEB)과 국내외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전략적 협업을 맺는 등 해외사업 보폭을 계속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은 1962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숭실고, 서울대 건축학과를 나와 서울대 건축대학원, 미국 펜실베니아대 대학원 건축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미국 건축설계기업인 미첼주콜라아키텍츠에서 건축사로 일을 시작했고 보워루이스스로워아키텍 등을 거쳐 1994년 희림에 입사했다.
정 회장은 희림에서 이영희 창업주의 신뢰를 받으며 고속승진해 입사 7년 만인 2001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 뒤 2007년 7월에는 이영희 창업주의 희림 지분 25%를 넘겨받아 회사를 물려받았다.
정 회장은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희림 지분 17.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