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남다른 ‘영화 투자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했는데 두 영화 모두 대박조짐을 보이면서 상당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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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
28일 기업은행과 영화계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첫날인 27일 4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 영화는 ‘부산행’을 제치고 28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에 밀려 2위로 밀려났지만 ‘부산행’의 기세는 여전히 무섭다. ‘부산행’은 개봉 첫날인 20일 87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명량’의 종전 기록(68만명)을 가볍게 뛰어넘더니 현재 700만 고지를 향해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 두 편의 영화 모두 관객들의 반응이 좋자 ‘쌍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기업은행은 ‘인천상륙작전’의 총 제작비 170억 원 가운데 3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5억 원은 IBK투자증권이 증권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했다.
크라우드펀딩 수익률은 영화 손익분기점인 450만 명 이상 동원 시 발생한다. 관객이 매 10만명 초과할 때마다 1% 수익률이 증가하며 1천만 명 달성시 최대 54.6%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기업은행은 직접투자 30억 원 외에 나머지 140억 원의 투자금을 이끌어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도 ‘인천상륙작전’에 30억 원을 투자했는데 기업은행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행’의 경우 기업은행이 15억 원을 투자했는데 손익분기점인 350만 관객은 이미 넘어섰고 1천만 관객을 언제 돌파할지가 관심사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히트작인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관상’등에도 투자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는데 ‘베테랑’의 경우 누적관객 1341만 명으로 무려 2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영화투자에서 잇따라 ‘안타’를 치고 있는 것은 권선주 행장의 남다른 ‘영화사랑’이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2013년 12월 취임 이후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전담부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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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
국내 은행 가운데 문화콘텐츠 전담부서인 ‘문화콘텐츠금융부’를 만든 것도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문화콘텐츠 거점 지점 70곳을 지정해 전담 실무자를 배치하고 각계 전문가 53명을 문화콘텐츠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전문성도 높였다.
권 행장은 틈나는 대로 직접 영화 촬영현장까지 방문할 정도로 ‘영화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소중한 여인’ 촬영장인 인천 연안부두를 3월에 찾아 주연배우인 김혜수와 이안규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투자가 결정되면 작품의 방향이나 배우 캐스팅 등 영화제작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감독의 의사를 철저히 존중한다. 우수한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이 기업은행의 문을 빈번하게 두드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들이 잇따라 히트치면서 영화계에서는 ‘기업은행이 투자한다’는 말이 들리면 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려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화사업이 리스크가 큰 모험자본 투자이지만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반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 왔다”며 “앞으로도 영화, 드라마 등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