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매출 증가에도 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와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 신사업 투자로 수익성 뒷걸음질, 홍은택 카카오톡 개편으로 승부수

▲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55.2% 감소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신사업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탭 신설과 친구탭 개편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려고 한다.
 
4일 카카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현재 진행 중인 카카오톡 개편의 성과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게임,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들이 맡고 있는 여러 사업과 별개로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는 카카오톡에 승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카카오는 2023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403억 원, 영업이익 711억 원, 순이익 870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4%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5.2%, 93.4% 각각 감소한 것이다.

카카오의 1분기 실적부진은 진작부터 예고된 것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기대치(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의 57.9%밖에 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인력 증가와 영상콘텐츠 제작비 상승, 데이터센터 다중화작업을 위한 인프라 설비 투자, AI연구 관련 투자 확대 등의 이유로 영업비용이 올라 영업이익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광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의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의 사업영역은 크게 플랫폼과 콘텐츠로 나눌 수 있는데 플랫폼사업을 통해 1분기 9647억 원을 벌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55.4%에 해당하는 수치다.

플랫폼사업은 톡비즈, 포털비즈, 플랫폼 기타로 구성돼있는데 톡비즈와 포털비즈가 광고매출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카카오 전체 매출의 34.3%인 5981억 원이 톡비즈와 포털비즈에서 발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인터넷플랫폼 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로 광고사업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광고비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가장 먼저 절감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다. 이는 광고 매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톡 개편으로 주력사업인 광고매출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홍 대표는 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은 5월 중 오픈채팅탭으로 개편하고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가볍게 대화하는 신규채팅 기능도 선보일 것이다”며 “오픈채팅탭으로 연말까지 일간활성이용자(DAU)를 기존의 뷰탭보다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오픈채팅의 일간활성이용자는 900만 명으로 추정됐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 비즈보드 광고는 클릭 횟수로 가격이 결정되는 성과형광고(Cost per click)가 중심이다.

카카오는 각 이용자에 특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뷰탭보다 오픈채팅의 이용자가 더 많아 그만큼 광고 수익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오픈채팅탭을 광고 매출 관점에서 보면 기존 뷰탭보다 3배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프로필·친구탭에서도 매출 증가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카카오톡 프로필에 공감 스티커와 이모티콘 꾸미기 기능을 추가했다. 하반기까지 졸업·입학·취업 따위의 기념일 표시 등 여러 기능을 친구탭에 순차적으로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공감스티커와 이모티콘 등 친구탭 업데이트로 트래픽과 이용자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2200만 명인 친구탭 활성이용자는 올 연말까지 4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개편된) 친구탭은 상단 비즈보드 활동이 증가하고 여러 기념일에 맞춘 선물거래액도 늘어나 전체적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올해까지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계속된 투자로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해 내년에나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때까지는 주력인 광고사업에서 실적 개선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지난해 말 공감 스티커 출시에 이어 톡비즈 사업에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며 “DAU 활성화를 통해 비즈보드 상품의 가치 제고와 커머스 거래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