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부터 준대형세단까지 다양한 신차들이 나왔다.
신형 K7과 SM6, 신형 말리부는 높은 인기를 누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오닉은 아직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차가 익숙하지 않은 탓에 쓴잔을 마셨다.
◆ 신형 K7, SM6, 신형 말리부 합격점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기아자동차의 신형 K7, 르노삼성차의 SM6, 한국GM의 신형 말리부가 가장 눈에 띄는 신차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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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김창식 기아차 부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이 1월26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신형 K7 신차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형 K7는 지난 1월 말 출시되자마자 기존 절대강자였던 그랜저를 제치고 준대형 세단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신형 K7은 본격적으로 출고가 시작된 지난 2월 그랜저와 임팔라를 모두 큰 격차로 따돌리며 준대형세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만 K7을 5만 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상반기 K7의 판매량이 2만9천여 대를 기록하며 목표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신형 K7이 인기를 끈 요인으로 파격적 디자인이 꼽힌다.
전통적으로 준대형 세단의 소비층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이다. 그러나 신형 K7은 라디에이터그릴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특이한 디자인으로 30대 젊은층뿐 아니라 기존 보수적 디자인의 준대형 세단에 식상해진 소비자들도 끌어들였다.
3월부터 중형세단시장에 SM6와 신형 말리부가 순서대로 가세하며 쏘나타 위주였던 중형세단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신형 말리부와 SM6는 나오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각각 이전 모델과 비교해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팔려나가며 쏘나타를 위협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각각 SM6와 신형 말리부의 강점으로 기존 중형세단 즉 쏘나타와 다르다는 점을 내세웠다. SM6는 특히 기존 중형세단의 가장 큰 인기요인으로 꼽혔던 무난함을 버리고 고급스러움을 선택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SM6와 신형 말리부가 나오면서 쏘나타와 K5에 식상해하던 국내 소비자들이 대거 SM6와 신형 말리부로 갈아탔다”며 “기존 SM5나 구형 말리부는 쏘나타를 대신할 만한 경쟁력이 없었지만 SM6나 신형 말리부는 일단 초기 반응을 봤을 때 합격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 친환경전용차에 해치백, 아이오닉 판매 부진
반면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현대차 최초의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아이오닉을 선보이며 올해 판매목표로 1만5천 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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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문식(오른쪽) 현대차 부회장과 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지난 1월14일 서울 DDP에서 열린 아이오닉 신차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그러나 아이오닉은 지난달까지 모두 5300여 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초반판매가 부진하자 임직원에게 30% 할인된 가격에 아이오닉을 판매했지만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아이오닉이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국내 친환경차시장의 규모가 아직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하다.
기아차가 친환경 전용차 니로를 출시하며 친환경차라는 점보다 소형SUV라는 점을 강조한 이유도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까지 친환경차를 생소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니로 역시 친환경차이지만 상반기 누적 판매량이 8366대로 선방했다.
두 차의 판매량 차이에 두 차의 차종도 한몫했다. 아이오닉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해치백인 반면 니로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소형SUV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