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단 하루만에 1800여명의 인사를 했다. 이른바 ‘원샷 인사’다.
이번 인사를 통해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색깔이 더욱 분명하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행장은 인사를 계기로 1분기의 좋은 실적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
|
|
|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
IBK기업은행은 지역본부장 9명 교체를 포함해 1800여 명의 승진과 전보 등 하반기 인사를 하루 만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지역본부장급들은 전문성과 영업력을 인정받는 차세대 주자다. 권 행장은 평소 “묵묵히 일하는 직원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인사관행을 정립시키겠다”고 말했는데 대체로 이런 원칙이 지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권 행장이 강조해온 ‘내실성장’을 위한 조직개편도 했다.
고령화에 대비해 은퇴설계팀과 모바일금융의 확대에 발맞춰 스마트상품팀이 신설됐다. 권 행장은 기술금융과 은퇴설계, 스마트금융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아 왔다. 또 일부 적자점포를 통폐합하고 중소기업 밀착영업에 적합한 소형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권선주 은행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내실경영과 기술금융 등 신성장동력사업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샷 인사’는 IBK기업은행 특유의 인사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조준희 전 행장 시절 도입됐다. 금융권의 줄대기 문화를 없애기 위한 고안됐다. 권 행장 들어 폐지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권 행장은 “변화와 혁신은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융합해 나가는 것”이라며 원샷 인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1800여 명에 이르는 인사를 하루에 단행했는데 평소 철저한 평가시스템이 가동되기 때문에 가능했다.
IBK기업은행은 1만여 직원의 인사 데이터베이스에 경력과 희망근무처, 희망업무 등을 기록해 놓는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근무하기를 원하는 부서가 자동적으로 관리된다. 이 시스템에 인사에 필요한 조건을 입력하면 이동가능 등의 메시지가 자동으로 뜬다.
권 행장은 취임 이후 외부청탁 배격과 능력에 의한 인사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권 행장은 취임 직후 열린 임원회의에서 “전임 행장은 임원임기를 보장했지만 나는 다르다”며 “모든 것은 성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또 지난 1월 수석 부행장 인사를 한 뒤에도 “바깥의 높은 분들 동원하지 마라”며 “내가 그분들을 잘 몰라 안 통한다”고 외부 줄대기에 선을 그었다.
권 행장은 내실성장 기조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실적은 양호하다. 지난 1분기에 기업은행은 3327억 원 당기순이익을 거둬 신한은행(4251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3052억 원), 국민은행(2582억 원), 하나은행(2002억 원)이 뒤를 이었다.
IBK기업은행은 하반기에 매출액은 4조2천억 원, 영업이익 7600억 원, 순이익 57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 가량 감소하지만 순이익은 2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