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구글의 지도반출 이슈가 재점화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포켓몬고의 원활한 국내 서비스를 위해 구글이 요청한 지도 데이터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부는 포켓몬고와 지도 데이터 반출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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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
구글이 포켓몬고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 구글플레이 전체 앱 가운데 포켓몬고 설치자는 126만명, 사용자는 11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켓몬고가 단시간에 엄청난 인기를 모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구글이 요청한 지도 데이터를 정부가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지도 반출을 허가하자는 서명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다.
포켓몬고는 미국의 개발사 나이앤틱과 닌텐도의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만든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데 구글 지도와 위치정보(GPS)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현재 포켓몬고 출시국은 총 35개 나라이며 아직 한국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구글은 6월2일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에 정식으로 냈다. 구글은 10여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요청을 했는데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거절했다.
정부는 포켓몬고와 구글의 지도 반출 요구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토교통부는 “포켓몬고의 경우 위치정보 기능을 활용한 게임으로 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며 “포켓몬고가 우리나라에서 출시될 경우 구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도 데이터로도 충분히 게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글은 현재 SK플래닛이 만든 지도를 구입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도 “포켓몬고의 국내 서비스가 안 되고 있는 것과 구글의 지도 요청에 한국정부가 거절입장을 전달한 것은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포켓몬고 서비스가 안 되는 것은 구글 지도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나이앤틱이 한국을 서비스 가능지역으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속초나 양양 등 일부 지역은 나이앤틱이 GPS 수신을 막아놓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나이앤틱의 존 행키 대표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약 200개 지역에 곧 포켓몬고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8월25일까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게임의 인기가 지도반출을 검토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가 안보와 국내 기업과 형평성 문제, 조세 회피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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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다 피차이 구글 CEO. |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에 국내 기업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면 해결되는 문제인데 한국정부에 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꼴”이라며 “마치 지도 반출을 안 하면 게임을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구글이 지도를 국외로 반출하지 말고 국내에 서버를 설치해 저장해 사용하라는 얘기다.
이 의장은 “기업이 해야 할 도리는 하지 않고 법을 바꾸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구글은 유한회사인데 현재 한국에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법인세는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외부감사나 공시의무도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