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고속도로 안전강화를 제시했다.

함진규 사장은 낙하산 공공기관장 논란을 가라앉히면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인에서 공공기관장으로, 도로공사 사장 함진규 국회서 '안전' 의지

▲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월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MBC뉴스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1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함 사장은 고속도로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도로공사를 운영하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치인 출신인 함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공공기관장으로서 처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안전 최우선의 고속도로를 운용하겠다"며 올해 도로공사 업무의 첫 화두로 안전을 꼽았다.

함 사장은 교통사고 주요원인인 졸음운전 예방 위해 졸음쉼터 및 화물차 라운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드론 터널 스캐닝 장비를 활용해 점검자의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날 임기를 시작한 함 사장은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사장 인사말에서도 "우리 공사 임직원 모두는 국민이 믿고 달리는 안전한 고속도로 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며 안전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올해 1월 구리-포천고속도로 살얼음 47중 추돌사고 등 최근 대형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서 사고 재발방지가 최우선 과제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이를 반영하듯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날 함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도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업무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당부했다.

원 장관은 특히 해빙기를 앞두고 터널·교량 등 전수 점검, 재난 시 비상탈출 확보 방안 마련, 고속도로 안전시설 확충, 구조 불량에 따른 사고방지 위한 고속도로 선형개선 등을 함 사장이 신경쓰고 들여다보도록 지시했다.

해이해진 공사 내부기강을 다잡아야 하는 점도 함 사장의 과제다. 김진숙 전 사장이 물러난 이후 5개월가량 사장 자리가 비면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로공사 직원들이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증을 부정한 방법으로 발급받은 뒤 이를 회사에 제출해 달마다 자격증 수당을 타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올해 초 도로공사 일부 직원들이 업무용 무전기의 통신망을 몰래 개인적으로 유용해 내부 감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는 등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휴게소 사업 등에서 퇴직자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도 타파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는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를 비롯해 각종 고속도로 관련 사업 등 이권에 개입해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특혜 논란으로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돼는 단골소재다. 

김진숙 전 사장은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 문제로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함 사장이 몇몇 알짜 휴게소의 독점 운영권을 쥐고 있는 도성회와 관련된 특혜 논란을 해결하지 못하면 휴게소 서비스 혁신 등 국민들의 고속도로 이용편익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함 사장의 목소리가 공허한 외침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함 사장은 낙하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성과가 더욱 절실하다. 최근 10년 동안 도로공사 사장은 김진숙 전 사장을 제외하고 김학송·이강래 전 사장 등 모두 정치인 출신이었다.

함 사장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기도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국회의원 시절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이를 제외하곤 관련 분야 이력이 별로 없어 도로공사 사장으로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