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월1일에 공개하는 갤럭시S23 시리즈는 모바일 프로세서(AP) 등 주요 부품의 비용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의 AP를 퀄컴 ‘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 ‘엑시노스’로 나눴던 것과 달리 갤럭시S23의 AP를 퀄컴으로 일원화하면서 퀄컴과 가격협상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 갤럭시S23 가격 인상은 퀄컴 때문? 노태문 스마트폰 AP 전략 고심

▲ 삼성전자가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AP) 가격 상승으로 갤럭시S23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S23의 가격 책정과 함께 향후 AP 확보 전략을 두고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갤럭시S 시리즈 기본모델이 3년 만에 다시 100만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 2022년 갤럭시S21, 갤럭시S22의 256GB 기본 모델을 모두 99만9900원으로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100만 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갤럭시S23은 전작보다 15만 원가량 인상된 115만 원을 전후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스마트폰의 제조원가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022년 3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가격에서 디스플레이와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P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80%나 올랐다.

게다가 이번에 갤럭시S23에 들어가는 퀄컴 AP ‘스냅드래곤8 2세대’는 가격이 더 인상됐을 공산이 크다.

스냅드래곤8 2세대의 성능이 전작보다 크게 향상된 것과 더불어 삼성전자가 자체 AP ‘엑시노스’를 갤럭시S23에 탑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퀄컴과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삼성전자의 자체 AP 개발 차질이 스마트폰 원가부담 상승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S21과 갤럭시S22에는 퀄컴 AP와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가 함께 적용됐다.

갤럭시S21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됐고 갤럭시S22에는 ‘엑시노스2200’과 ‘스냅드래곤8 1세대’가 들어갔다. 갤럭시S22에는 엑시노스과 스냅드래곤이 각각 30대 70의 비율로 적용됐다.

하지만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과 발열 문제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고 결국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3에서 엑시노스를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 갤럭시S23 가격 인상은 퀄컴 때문? 노태문 스마트폰 AP 전략 고심

▲ 갤럭시S23 예상 이미지. < 4RMD 유튜브 >

AP를 포함한 스마트폰 주요 부품의 가격 상승은 노태문 사장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한다면 소비자들이 갤럭시 대신 애플 등 경쟁사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가격 책정에 따라 고객의 대량이탈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아직도 갤럭시S23 시리즈의 가격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최대한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가격 외에 향후 갤럭시 시리즈의 AP 전략을 두고도 고민을 하고 있다. 갤럭시S23처럼 계속 퀄컴에만 의지한다면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AP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애플은 이미 아이폰 시리즈에 자체설계한 AP 바이오닉을 탑재하고 있다.

노 사장은 2022년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의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 해소 방안에 관한 질문에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된 갤럭시 AP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갤럭시 맞춤형 AP 개발을 위해 애플 출신 경력직 반도체 전문가를 포함해 새로운 팀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입장에서도 자체 AP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지만 시스템반도체를 키우려는 삼성전자 DS부문에서도 AP는 중요한 사업이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차세대 AP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팁스터(정보유출가) 아이스 유니버스(Ice Universe)를 인용해 “삼성전자 MX사업부가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의 세부사항을 공개할 수 있다”며 “차세대 AP가 성공한다면 기존 엑시노스팀은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거나 구글 등 다른 기업과 협업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