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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더 글로리' 속 발포비타민, 글로벌 OTT 간접광고 신호탄인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1-16 11: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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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더 글로리' 속 발포비타민, 글로벌 OTT 간접광고 신호탄인가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연일 화제에 오르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품의 간접광고(PPL)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연일 화제에 오르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품의 간접광고(PPL) 여부도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더 글로리의 성공이 그동안 간접광고에 소극적이었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더 글로리의 남자주인공이 발포비타민을 사용하는 모습을 두고 간접광고 여부에 대한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가족을 잃고 트라우마가 생긴 남자주인공은 발포비타민을 물에 넣을 때 나는 기포 소리를 들으며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 

더 글로리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만큼 발포비타민 제품과 브랜드도 수많은 시청자에게 노출됐다. 더 글로리는 지난해 12월30일 첫 전파를 탄 이후 2주째인 11일 8248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측은 발포비타민 사용 장면이 광고계약을 통한 간접광고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은숙 작가가 작성한 대본에 캐릭터 설정을 위한 요소 중 하나로 발포비타민이 포함돼 있었다"며 "이에 발포비타민 업체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해 제품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더 글로리의 발포비타민 사례를 언급하며 글로벌 OTT도 본격적으로 간접광고를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OTT들은 광고 비즈니스에서 간접광고를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글로벌 OTT는 '간접광고의 청정지역'이란 인식이 강했다.

반면 지상파 드라마와 국내 OTT들은 과도한 간접광고를 내보내 시청자의 피로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간접광고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2021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은 내용 면에서도 혹평을 받았지만 과도한 간접광고 때문에 더 많이 입길에 오르내렸다. 
 
화제작 '더 글로리' 속 발포비타민, 글로벌 OTT 간접광고 신호탄인가
▲ tvN 드라마 '지리산'에서 배우들이 에그드랍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 실제로 지리산에서 가장 가까운 에그드랍 매장은 거리가 50km 정도 떨어져 있다.

실제로는 지리산에서 가장 가까운 ‘에그드랍’ 매장이 5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바쁜 산악구조대원들이 산에서 에그드랍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여자주인공인 배우 전지현씨가 당시 모델이었던 아웃도어 브랜드 의류가 드라마에서 '도배' 수준으로 노출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간접광고의 경우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구조기 때문에 예술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며 "간접광고로 노출된 브랜드가 조롱과 희화화의 대상이 되면서 광고주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간접광고는 드라마 등 콘텐츠의 주요 수익모델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상파 드라마 제작사와 국내 OTT 제작사는 공식적으로 간접광고를 받고 있다. 제작사들은 제작비의 10~20% 수준을 간접광고 수입을 통해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OTT도 콘텐츠 제작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입원으로 간접광고를 도입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은 280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글로벌 OTT들이 현재의 간접광고 전략에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용자들이 이미 구독료로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간접광고를 노출할 경우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콘텐츠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OTT들이 도입한 '광고요금제'가 간접광고 수입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공개적으로는 '무광고(ad-free) 정책'을 펼쳐왔으나 지난해 11월4일 새롭게 광고요금제를 내놨다. 전 세계 12개 나라에서 출시했는데 한국도 포함됐다. 가격은 한국 기준 5500원이다. 기존 최저 요금제인 9500원보다 4천 원 저렴하다.

광고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는 일부 영화 및 시리즈를 이용할 수 없고 콘텐츠 재생 전 또는 중간에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광고 길이는 15~30초 정도, 시간당 평균 4분 정도로 이용자 임의대로 건너뛰거나 빨리 감을 수 없다.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12월8일부터 미국에서 먼저 광고요금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광고요금제도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와 비슷한 형태지만 요금 책정 방식이 다르다.

넷플릭스는 기존 요금제 가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출시한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기존 요금제 가격을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상하고 광고요금제를 7.99달러에 내놨다.

광고요금제를 통한 수익 증가에 대해 글로벌 OTT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아직 광고요금제 도입 초기 단계로 효과를 분석하기에는 이르지만 해당 멤버십의 출시에 따라 넷플릭스와 협업을 원하는 광고주의 적극적인 호응 및 참여가 있어 일단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도 "미국 광고요금제는 도입된 지 아직 1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효과가 어떨지 지켜봐야 한다"며 "한국 도입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OTT 가운데 애플TV+는 광고요금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성 교수는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단순 노출보다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OTT의 경우에도 결국에는 간접광고를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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