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탄소배출 감축 친환경 콘크리트로, ESG경영에 비용절감까지

▲ 포스코건설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시멘트인 포스멘트를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비즈니스포스트] 대형건설사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콘크리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의 10대 건설사들이 앞다퉈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며 친환경 콘크리트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나아가 그룹사와 시너지효과를 내며 비용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28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대형건설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콘크리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친환경 콘크리트를 사용하면 기존 콘크리트와 비교해 112kg/㎥까지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약 54%의 CO₂ 배출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중대형 아파트(40층, 8개 동) 1개 단지에 들어가는 콘크리트를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로 대체하면 1만8천 톤 수준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친환경 콘크리트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미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9월 부산 건설현장에서 슬래그 활용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슬래그를 활용해 만든 시멘트를 '포스멘트'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다.

슬래그는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분리하고 남은 부산물을 말한다. 이를 통해 콘크리트 재료인 시멘트를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
 
건설사 탄소배출 감축 친환경 콘크리트로, ESG경영에 비용절감까지

▲ 포스코건설은 철광석 생산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일반 시멘트를 대체하는 시멘트를 개발했다. 사진은 철강 생산공정에서 슬래그가 나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설명도. <포스코건설>


슬래그 활용 시멘트인 포스멘트에는 원료를 구울 필요가 없는 고로슬래그(쇳물을 생산할 때 추출되는 부산물)가 58%까지 들어가서 일반 시멘트를 생산할 때 보다 최대 60%까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멘트 활용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한국의 시멘트 가격 지수는 2021년 1월 115.65에서 2022년 11월 137.74로 19.1% 상승했다. 시멘트가격지수는 기준시점을 2015년으로 잡아 해당 연월의 시멘트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로 통계청에서 산출한다.

실제 삼표시멘트는 지난 9월1일 시멘트 가격을 톤당 9만4천 원에서 10만5천 원으로,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9만2200원에서 10만6천 원으로 올렸다. 한라시멘트는 9월5일부로 9만2600원에서 10만6천 원으로 인상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슬래그로 시멘트를 대체한 포스멘트는 일반 시멘트보다 10~15%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며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센토피아 더샵과 아메리칸타운더샵 건설에 포스멘트를 사용해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건설사 탄소배출 감축 친환경 콘크리트로, ESG경영에 비용절감까지

▲ 포스멘트 시멘트를 공정에 활용한 인천 연수구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 조감도. <포스코건설>


요컨대 슬래그를 시멘트로 사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비용도 줄이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2022년 슬래그가 들어간 시멘트인 포스멘트 사용량이 36만 톤에 이르러 올해 목표량을 20% 초과달성하기도 했다. 

이 밖에 다른 건설사들도 친환경 콘크리트 적용을 위해 다각도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을 위해 한라시멘트와도 손을 잡았다. 특히 계절과 기온에 상관없이 이를 적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콘크리트는 설계기준 압축강도가 발현될 때까지, 다시 말해 거푸집 제거를 위한 필요강도가 얻어질 때까지 온도를 5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보온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대우건설은 조기강도가 우수한 ‘조강 슬래그시멘트’를 활용해 콘크리트 강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롯데건설은 탄소저감 관련 국책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건축기술연구팀은 국책 연구과제의 하나로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순환 자원화하는 반응 경화 시멘트 기술 등을 개발함으로써 일반 시멘트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22년에는 상반기 시멘트, 철근 등 건설자재값 인상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건설사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