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와 올레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재무구조까지 좋지 않아 거대 고객사를 새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LG디스플레이 재무상태 흐림, 삼성전자와 올레드 협력 절실해져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와 올레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협력할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하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조만간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애초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협력은 가격 협상에서 양측의 의견차이가 커 성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경영상황이 역대급으로 악화되고 있는 데다 정 사장이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현재 상황이 얼마나 녹록하지 않은지가 나타난다.

대표적 재무비율인 당좌비율은 당좌자산(유동자산-재고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유동비율을 보완해 기업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재무지표다. IT산업처럼 재고자산이 부실화할 위험이 큰 업종의 단기 지급력을 판단할 때 사용된다.

LG디스플레이의 당좌비율은 2021년 3분기 68.8%, 2021년 4분기 70.2%, 2022년 1분기 61.23%, 2022년 2분기 48.4%, 2022년 3분기 48.5%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는 당좌비율이 100%인 기업을 안전하다고 판단하지만 제조업의 경우에는 75% 이상이면 대체로 안정적 수준으로 본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의 당좌비율이 이와 같은 기준을 밑돌 뿐만 아니라 낮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비율이 하락추세를 보이면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매입채무나 미지급금의 증가를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순차입금 의존도 역시 올해 3분기 기준 32.6%로 1년 전보다 4.6%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연결기준 순차입금의존도가 35%를 넘어서게 되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해 LG디스플레이의 자금 조달 여건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정 사장이 경영전략을 펼쳐나가는데 선택지도 많지 않아 보인다. 정 사장은 LCD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축소하는 출구전략과 함께 그동안 집중해왔던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TV 및 IT세트의 소비수요 감소로 전방산업에서 밀려오는 업황 악화의 파고를 넘기는 역부족인 상황에 놓였다는 시선도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수요 절벽을 만나면서 파주 올레드 공장 일부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는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탠다.

결국 정 사장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삼성전자와 올레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손을 잡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올레드 패널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 개선을 통해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을 올해 130만 대 수준에서 내년 200만 대까지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TV용 패널은 140만~160만대, 모니터용 패널은 60만~80만 대로 파악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에도 올레드 TV 패널 납품을 진행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올레드 TV 제조에 필요한 패널 물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TV 강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는 올해 9월 “올레드 TV의 생산능력을 늘려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고 찾으면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프리미엄 TV 제품군을 강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어 LG디스플레이와 협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무 삼성전자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2023년 TV시장은 올해 지속 중인 대외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있지만 초대형을 비롯한 프리미엄 TV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프리미엄 중심으로 제품을 지속하고 초대형 TV시장을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