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고 있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신임도 두터워 연임 길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NH농협금융 회장 손병환, 국정감사 무사히 넘기고 연임에 성공할까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농협 횡령사고 등과 같이 정치권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문제들이 크게 부각된다면 농협중앙회가 교체카드를 고민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0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올해 12월31일로 2년 임기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마친다.

NH농협금융지주는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면 11월 말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 임기만료일 40일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해 회장 최종후보자 1명을 추천한다.

금융업계는 손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의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무난히 임기를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손 회장은 임기 첫 해인 2021년 NH농협금융지주 출범 10년 만에 순이익 2조 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손 회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답게 디지털 전환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6월 NH농협금융지주의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계열사별로 흩어진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로 모은 통합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손 회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장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이었을 때 농협중앙회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는 손 회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능력을 인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은 NH농협은행장을 맡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다만 손 회장의 연임에 변수도 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NH농협금융지주와 관련해 정치권과 연루된 민감한 이슈가 부각된다면 연임 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가 민간 금융사이기는 하지만 농어민을 대상으로 한 각종 정책금융의 실행창구를 담당하는 성격도 강하다.

그동안 정부와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는 관료 출신들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주로 선임됐던 이유다. 이번 국정감사 이후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이러한 필요성이 부각된다면 새로운 인물을 물색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농협과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대출과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 이슈가 부각됐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더 집중적으로 조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에는 농협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횡령사고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약 5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진행했다. 이는 전체 대장동 개발사업비의 32.3%에 이르는 규모다. 

손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리스크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답변하며 특혜 시비에 선을 그었다.

손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은 4327억 원으로 전체 환매중단 금액 약 5100억 원의 84%에 달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장동 개발사업 대출 관련 시비나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농협 횡령사고에 관한 책임론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뉴욕에서 참새가 죽어도 뉴욕시장의 책임이라는 말도 있다”며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운 운영상의 책임은 당연히 CEO(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