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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 |
롯데그룹 위기의 불똥이 신동빈 회장의 지지를 기반으로 롯데그룹에서 중심으로 자리잡은 호남석유화학 출신 인사들에게 번질까?
신동빈 회장은 친정인 호남석유화학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화학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왔는데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검찰은 호남석유화학 라인의 수장격인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주목하고 있다.
◆ 롯데 실세 황각규, 검찰 수사 피하기 어려워
황각규 사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했다.
황 사장은 조만간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환시점이 이르면 이번주 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10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하고 롯데그룹 본사 정책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12일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직원 세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의 수사 칼 끝이 롯데그룹 고위 경영진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황 사장은 그룹 계열사 관리를 총괄하고 인수합병 작업을 주도해 왔다. 황 사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호텔롯데 상장과 지배구조 쇄신 방안 등을 추진하면서 롯데그룹의 실세로 급부상했다.
롯데그룹이 인수합병과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황 사장이 수사망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1990년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할 때 부장으로 근무했다. 25년 이상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황 사장 외에도 롯데그룹 화학계열사는 호남석유화학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화학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 ‘황각규’ 라인, 호남석유화학 인사들
호남석유화학에서 이름을 바꾼 롯데케미칼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롯데그룹에 새로이 편입된 옛 삼성그룹 화학계열사에도 모두 호남석유화학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롯데그룹 화학계열사의 중심인 롯데케미칼은 황각규 사장과 서울대 화학공학과 선후배 사이이자 과거 신 회장, 황 사장과 손발을 맞춘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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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허 사장은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빅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준공, 북미 에탄분해시설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추진하며 화학사업 확대에 주력해왔다.
롯데케미칼 생산본부장인 이자형 부사장은 롯데첨단소재(옛 삼성SDI 케미칼사업부)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호남석유화학에서 여수공장·대산공장·울산공장을 두루 경험했다.
오성엽 롯데정밀화학(옛 삼성정밀화학) 대표는 과거 호남석유화학의 케이피케미칼 인수합병 당시 실무임원이었다.
황각규 사장과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인수합병작업을 주도한 정경문 롯데케미칼 상무, 임병연 롯데그룹 정책본부 전무도 롯데정밀화학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영준 롯데BP화학(옛 삼성BP화학) 대표는 호남석유화학 출신은 아니지만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황각규 사장 라인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화학계열사 전부에 황 사장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 호남석유 라인의 경영행보 발목잡힐까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10대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호남석유화학 출신 화학계열사 경영진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됐다.
하지만 황 사장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당분간 호남석유화학 출신 화학계열사 경영진들의 운신의 폭은 불가피하게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상당수가 이 롯데그룹 인수합병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사정의 칼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허수영 사장은 황각규 사장과 함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14일 미국에서 열리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 참석차 출국하려던 일정이 무산됐다.
허수영 사장은 또 롯데그룹 수사가 확대되자 2조 원대 인수합병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7일 미국 액시올 인수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인수 철회를 밝혔다.
허수영 사장은 인수 중단과 관련해 “아쉽지만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