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로템이 폴란드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K2전차의 이집트 수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세계적으로 안보 독립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는 분위기에 따라 이집트에서도 군비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로템이 폴란드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K2전차의 이집트 수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은 현대로템의 K2전차 모습.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노후 전차 교체수요가 높은 이집트에 K2전차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집트는 3천 대가 넘는 노후 전차를 교체해야 하는데 K2전차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집트는 현재 주력전차로 미국의 M1A1전차 1300여대와 M60A3 전차170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중고로 도입된 전차들을 전력 증강측면에서 교체하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들이스트모니터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집트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국과 K2전차를 도입하는 것을 놓고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이집트가 꾸준히 한국산 전차에 관심을 표현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도 반영돼 있다.
이집트는 시나이반도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4차례 전쟁을 벌이면서 각을 세운 경험이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이스라엘과 대립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이집트로서는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방산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전차를 수출하는 계약에서 보였던 것처럼 현지생산 방식을 이집트에서도 취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생산능력을 신속하게 향상시킬 수 있고 비용 측면에서도 이집트와 현대로템 모두에 이득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로템으로서는 제3국 수출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대로템은 K2전차를 이집트가 위치한 사막기후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이집트의 군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로템의 K2전차는 2008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전차다. 주포로 120mm 활강포를 장착하고 있으며 자동장전장치를 적용해 기존 K1전차와 비교해 1명 적은 3명의 인원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게다가 사막 기후에 맞게 개량한 K2전차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냉각성능을 높이고 고온용 궤도를 적용해 중동의 사막지형에서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집트에 전동차도 수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K2전차의 수출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의 K2전차가 가성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현대로템이 신속한 공급능력을 갖춘 만큼 폴란드에 이어 또 한번의 대규모 수출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폴란드에 K2전차 약 1천 대 규모를 수출하는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맺은 바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이집트 방산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현지에서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올리고 있다”며 “현대로템은 현재 폴란드 수출 물량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으나 추가적 수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