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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이 다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까?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자리매김을 했지만 기업가치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대 부담으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분할하기로 공식화하면서 삼성물산의 사업재편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물산 주가는 올해 들어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가 10%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합병 직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3위까지 올랐으나 이제 8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은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이 합리적이라는 법원의 판결은 이재용 부회장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든다.
이 부회장이나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의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합병을 설득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재편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삼성그룹 사장단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삼성SDS 물류사업이 삼성물산과 합병될 수밖에 없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물류사업 경쟁력 강화와 삼성물산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삼성SDS 물류사업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조회공시 3개월 이후에는 입장을 변경하더라도 공시번복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후에 합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SDS의 현금 재원까지 목표로 한다면 삼성SDS가 IT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이 유리하다”며 “삼성물산은 물류사업 확보로 실적을 개선하고 현금재원을 활용해 지주사체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은 1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가 보유한 지분을 삼성생명에 넘긴 적이 있다. 당시 허위공시 논란이 있었지만 거래소는 처음 공시가 제3자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부인한 것으로 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이 삼성SDS 물류사업을 끌어안을 경우 상사부문, 패션부문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사업구조적 측면에서 삼성물산이 물류사업을 보유하는 게 훨씨 효율적이라는 시각이 폭넓게 존재한다.
삼성물산이 삼성SDS 물류사업을 합병할 경우 건설사업을 분리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두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내며 삼성물산 실적과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건설부문 매각과 분할합병 등 사업개편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물산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에서 건설부문의 비중은 43%에 이른다.
삼성SDS 물류사업은 지난해 매출 2조6천억 원을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 13조470억 원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건설부문과 상사부문을 제외하면 패션부문, 식음료부문, 리조트부문 등 삼성물산의 다른 사업부문보다 매출규모가 크다.
여기에 2020년 매출 2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사업이 삼성물산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삼성물산에서 건설부문을 분할하는 작업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S 물류사업 분할이 서로 관련없는 사업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삼성물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물류사업을 합병하고 건설사업을 떼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