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이르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이라며 “미국의 고용 부진으로 연준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반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여력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
|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그동안 전망됐지만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부진에 빠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도 8일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WAC)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는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비농업부문에서 5월 기준으로 일자리 3만8천 개가 새로 생겼다. 4월에 12만3천 개가 늘었던 것에서 대폭 축소됐으며 2010년 9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부진은 강달러가 이어졌던 최근 2년 동안의 경제흐름이 앞으로 뒤바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신흥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기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은행도 이르면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지표 역시 고용·소비·수출 면에서 모두 부진한 점도 한국은행의 6월 기준금리 인하설에 힘을 싣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의 신규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취업자수 증가분은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만2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 증가폭이 33만9천 명인 데에서 3개월 만에 20만 명대로 떨어졌다.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어 사상 최장 기간인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로 하락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표 부진은 한국 경제 상황이 2분기에 1분기보다 좋아진다는 기대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했다”며 “6월에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느끼는 금융통화위원의 소수의견이 최대 2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융통화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이번은 아니지만 이른 시일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외국인투자자의 증시 투자자금이 유입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리를 내릴 여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