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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바일 상품권 놓고 대기업과 힘겨루기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7-04 15: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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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모바일 상품권 놓고 대기업과 힘겨루기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SK플래닛 등 대기업 계열사들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됐다.

이들 기업들은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계약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결정이었다며 맞서고 있다.

SK플래닛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카카오를 제소했다고 4일 밝혔다. SK플래닛은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 공급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기에 공정위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KT엠하우스와 윈큐브마케팅도 제소에 참여했다. SK플래닛과 KT엠하우스는 대형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의 자회사다.

이번에 카카오를 제소한 세 업체들은 그동안 제과점이나 커피 전문점 등과 계약을 맺고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코너에 모바일 상품권을 공급해 왔다. SK플래닛의 ‘기프티콘’이나 KT엠하우스의 ‘기프티쇼’ 같은 카카오톡의 모바일 상품권은 사용이 편리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기존 상품권 업체들과 계약이 만료된 지난 1일부터 SK플래닛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모바일 상품권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세 업체들은 최근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궤도에 오르자 카카오가 이를 독점하기 위해 합리적 이유 없이 부당하게 거래를 중단했다고 주장한다. 2011년부터 카카오와 함께 시장을 키워놨는데 카카오가 혼자서만 성장의 과실을 독차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SK플래닛은 “카카오는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무리한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기존 사업자들과 계약을 끝내기 위해 계약기간을 관행보다 짧은 2개월 또는 4개월로 제한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벌였다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는 2008년 32억 원에서 지난해 1413억 원으로 성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시장규모는 5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유통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수익배분은 SK플래닛 등이 5~6%의 유통 수수료를 가져가고 카카오가 4% 정도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로 알려졌다. 만약 카카오가 사업을 독자 운영할 경우 10%대의 수수료를 모두 확보하게 돼 올해 약 450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SK플래닛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 82%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지배력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라며 “플랫폼업체가 벌이는 ‘갑의 횡포’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정상적 방법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일 뿐 SK플래닛 등이 주장하는 갑의 횡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계약문제에 대해 이미 2년 전부터 기존업체들과 논의를 해왔다”며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충분히 이해를 구했으니 일방적 계약해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대행업체를 통하다 보니 환불과 미사용 문제 등 소비자 민원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상품권 사용기한이 2~3개월 정도로 짧고 환불절차도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카카오톡으로 판매채널을 일원화한 만큼 이번 달부터 바로 기간연장이나 환불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업체들의 공정위 제소에도 계약을 다시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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