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장재훈 제네시스 키운 보람 톡톡, 현대차 이익 확대 1등공신

▲ 제네시스가 현대차 이익 확대의 1등공신이 되고 있다. 장재훈 대표가 제네시스 특별전시에 참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직접 맡아 키운 보람을 톡톡히 느끼게 됐다.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반도체 부족 등 악재를 딛고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3분기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바라보며 현대차 주식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였다.

구체적으로 NH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외국계 노무라증권도 현대차 목표주가 상향 조정 대열에 동참했다. 

현대차는 2022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조9728억 원을 거뒀다. 2021년 2분기보다 58.0%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률은 8.3%로 2014년 2분기 뒤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증권업계에선 이처럼 현대차가 수익성을 강화한 데에는 수익성이 높은 제네시스가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장재훈 사장은 2020년 8월부터 부사장 시절 제네시스 사업을 맡은 뒤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도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직접 겸임하며 판매 확대를 지휘했다. 

장 사장은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도록 이끈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장 사장은 국가별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골프를 주요 마케팅 소재로 삼는 전략을 펼쳤다.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골프 대회의 스폰서를 다수 맡았다.

제네시스는 올해 2월에도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기도 했다. 

이는 국내외 골프대회 후원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장 사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골프 마케팅을 강화한 장 사장의 전략에 운도 따랐다. 현대차는 2021년 1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골프대회 스폰서 차원에서 제네시스 SUV인 GV80을 제공했다.
 
[오늘Who] 장재훈 제네시스 키운 보람 톡톡, 현대차 이익 확대 1등공신

▲ 제네시스가 후원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현대자동차>


우즈는 GV80를 타다가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생명에 큰 지장이 없었다. 이에 '타이거 우즈를 살린 차량'이라는 유명세를 미국 현지에서 타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2016년 8월부터 미국에서 제네시스 판매를 시작했다. 그 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1만5천~2만 대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4만9621대를 판매하면서 미국 진출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17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사장은 제네시스의 안전성을 실제로도 증명했다. 제네시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하면서 미국 판매 확대에 탄력을 붙였다.

물론 제네시스는 현대차 전체 차종 가운데서 볼륨모델은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 강화의 선봉에 서면서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의 발판이 됐다는 시선이 많다.

장 사장이 제네시스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발판 삼아 고수익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북미에서 강화한 점도 영업이익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북미지역에서 2분기에 모두 24만1천 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판매량의 24.69%로 1년 전보다 북미지역 판매 비중이 2.77%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미국에서 SUV 판매비중은 2분기 75%나 됐다. 2021년 2분기보다 14.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주요 판매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SUV 판매 비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SUV는 1단계 윗급의 세단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미국은 자동차 판매 특성상 딜러에게 판매장려금이 들어가는데 올해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힘입어 이러한 비용도 대폭 감소하면서 수익성 증대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도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뿐 아니라 지역 판매비중 변화를 2분기 깜짝실적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지웅 다올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3분기에도 높은 평균판매가격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