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7-12 14: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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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모비스가 2분기에도 고질적인 낮은 수익성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용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맞춰 올해 전동화부품 관련 투자를 크게 늘린 만큼 내년부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1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모비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 영업이익률이 4%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를 보면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 11조8184억 원, 영업이익 475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9% 증가하나 오히려 영업이익은 15.6% 줄어드는 것이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특별격려금(약 700억 원 추정) 같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도 있지만 원자재 및 물류비 상승이 수익성 후퇴에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는 2015년만 해도 8%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으나 그 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력 부품사업에서 수익성 부진으로 지난해와 올해 4%대의 영업이익률에 머물고 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하반기부터 완성차 업체의 생산 정상화와 함께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신차 생산이 하반기 정상화돠면서 현대모비스 핵심 부품사업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기차 부품 매출 비중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라 현대모비스도 전기차 부품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모비스는 2022년 전기차 부품 등 친환경 제품과 관련해 모두 9586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2021년 4014억 원과 비교해 투자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전기차 부품 사업확대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전동화 제품 관련 기술 개발 및 양산 능력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해 관련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하면서 2026년까지 전체 전동화 부품 매출을 연평균 20% 성장(2021년 기준)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울산과 대구 지역에 전동화 부품 전용 신규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울산 공장에는 2509억 원을 투입해 연 16만 대 규모의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대구 공장에는 1246억 원을 투자해 PE시스템(모터, 인버터, 감속기 일체형 구동 시스템) 기준 연 47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전동화 부품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한 매출 1조88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판매대수 증가율 60%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라인업 가운데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관련 부품 납품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전기차 판매 확대와 판매비중 확대는 현대모비스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고 전기차 생산은 55% 늘었다. 특히 E-GMP 기반의 전용전기차(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는 지난해보다 193% 증가해 현대차그룹 전기차에서 37% 비중을 차지했다.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이 완화되면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세단 아이오닉6가, 내년에는 기아 대형SUV EV9등의 전용전기차가 출시되며 현대차그룹의 전용전기차 판매 비중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모비스 전동화 부품. <현대모비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2023년 현대모비스가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전동화 부품 매출이 고성장하며 2023년 영업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전동화 부품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현대차·기아의 전용전기차 판매 비중 상승과 중대형 전기차 출시로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 성장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사업이 영업 흑자를 낸다면 전체 부품사업의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4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최근 수년 간 빠른 외형성장을 이뤘왔으나 주력 부품사업에서의 낮은 수익성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제조공정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력사업인 부품 제조 사업과 국내외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차 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A/S용 부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은 부품 33조2653억 원, A/S용 부품 8조4369억 원으로 부품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부품 1551억 원, A/S용 부품 1조8841억 원으로 A/S용 부품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92.4%를 책임졌다.
이런 주력 사업의 낮은 수익성으로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2010년 17조 원에서 2021년 42조 원으로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조5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오히려 후퇴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올 1월 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매출로 따지면 세계 7위지만 주력 사업인 부품만 따지면 한참 밑이다”며 “주력인 부품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전동화 부품 투자를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주력사업에서 구조적으로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동화 부품 부문은 투자가 이어지면서 아직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E-GMP 플랫폼 관련 부품 납품이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기준 전동화 부문 매출 6조1천억 원을 올렸다. 이는 2020년 4조2천억 원과 비교해 45%, 2019년보다는 118% 증가한 것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