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터널 나온 헬릭스미스, 주주 향해 지속기능 비전 앞세워

▲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헬릭스미스에 대한 주주님들의 투자가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결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에 걸린 문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헬릭스미스가 소액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소액주주연합의 불만은 회사가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개발에 몰두해 계속 적자를 보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연합은 실력행사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임시주주총회,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소액주주측 이사를 잇따라 헬릭스미스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김선영 유승신 공동대표체제는 무너지지 않았지만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회사 경영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헬릭스미스 기자간담회는 대표적 후보물질인 '엔젠시스'의 임상 현황 못지않게 새로운 수익사업에도 비중을 두며 진행됐다.

행사에 나선 김선영 대표가 “엔젠시스 이외에도 가치가 큰 사업들을 몇 가지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런 것들이 엔젠시스라고 하는 그늘에 가려서 빛나지 않고 있다”며 수익사업을 고평가했을 정도다.

헬릭스미스가 최근 새로 추진하는 수익사업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동물실험 서비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큐비엔’ 등이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쌓은 역량을 기반으로 발전한 플랫폼사업이라는 게 헬릭스미스의 설명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사업은 최근 급증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물질 생산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계획됐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본사에 위탁개발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공장을 완공하며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 여건을 갖췄다. 최근 공장 등록과 첨단바이오의약품제조사업 허가 획득을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동물실험 서비스도 외부 바이오기업의 임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사업이다. 벤처 바이오기업이 신약개발하는 과정에 필요한 동물실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유승신 대표는 “동물실험센터를 구축해 최근 임상수탁사업(CRO)을 개시했다”며 “서울 경기권에서 최대 규모의 시설, 최고의 장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큐비엔에 관해서는 헬릭스미스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 터널 나온 헬릭스미스, 주주 향해 지속기능 비전 앞세워

▲ 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엔젠시스의 뒤를 따를 차세대 치료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근육질환 치료제 ‘NM101’, 퇴행성 신경계질환 치료제 ‘VM301’, 자회사 카텍셀의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CX801’과 ‘CX804’ 등이 주요 후보물질로 발굴됐다. 특히 CX801과 CX804은 2023년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연구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이런 사업들 하나하나가 헬릭스미스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 동물실험, 큐비엔 등 플랫폼사업 3개가 잘 이륙했다”며 “내년부터는 규모 있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개발되는 신약 후보물질은 하나하나가 일반 벤처기업에서 2천억~3천억 원의 가치를 지닐 수 있는 물질이다”며 “다 합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진 혁신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