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성과연봉제를 확대 실시하기로 하면서 금융위원회 아래 있는 금융공공기관 9곳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모두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직원들의 동의서는 따로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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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
수출입은행은 기본급 인상률의 차등 적용 범위를 부서장에서 책임자급인 3~4급 직원으로 넓혔다. 차등폭도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확대했다.
전체연봉에서 성과연봉의 평균비중은 30%로, 개인별 성과연봉의 최대 차등폭은 2배로 늘어났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행 성과연봉제를 정부의 ‘성과중심문화 확산 방향’에 맞춰 확대조정했다”며 “앞으로 보수뿐 아니라 평가·교육·인사·영업 부문의 제도 개편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DB산업은행·주택금융공사·기술보증기금·예탁결제원·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 9곳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모두 완료했다. 이 기관들은 금융위로부터 5월 안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공공기관 9곳 가운데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한 8곳이 노동조합의 동의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30일 성명서에서 “금융공공기관 9곳의 노동자들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며 “금융위원회와 회사 측이 이사회 의결이라는 요식 절차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조와 직원의 동의없이 이사회 의결로 결정된 성과연봉제 도입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법률자문팀을 꾸린 만큼 조만간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