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내보인 것과 관련해 핀테크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언급된 금산분리완화는 금융사의 경쟁력 확보보다는 핀테크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의 규제가 점차 동일한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에 대한 경쟁력 약화 우려도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전날 핀테크 기업의 주가가 주요 금융지주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을 두고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부담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핀테크기업의 13일 주가 하락폭을 살펴보면 네이버 -5.9%, 카카오 -4.49%, 카카오페이 -10.22%, 카카오뱅크 -8.05% 등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2.82%), KB금융(-2.89%), 신한금융(-3.90%), 우리금융(-4.75) 등 주요 금융지주 주가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렸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통한 디지털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법제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금산분리 개편에 대해 언급했다.
금산분리는 원칙적으로 산업자본의 금융업, 특히 은행업 진출을 제한해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업의 비 금융산업 진출도 제한해 금융사들은 관련 업종 회사에만 출자 및 소유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도입되면서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영위가 가능하게 되었음에도 은행 및 금융지주는 금산법 규제에 막혀 혁신 산업에 투자할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역차별이라며 공정하지 못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불공평한 경쟁에 대해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공감의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번 규제 완화는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보다는 금융자본의 혁신 산업 진출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지주가 비 금융회사의 주식을 5%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5%룰'이나 은행 및 보험사에 적용되는 '15%룰'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박 연구원은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취임까지는 아직 인사청문회의 절차가 남은 만큼 금산분리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벌써부터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 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