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해외에서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 기반 신약의 출시가 가까워졌다. 다만 국내 마이크로바이옴기업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정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가 핵심 후보물질 ‘SER-109’의 추가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면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기반 신약이 출시될 것이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출시 임박, “국내기업 영향 제한적”

▲ 세레스테라퓨틱스 로고.


세레스테라퓨틱스는 클로스트리듐디피실리감염증(CDI) 치료제 SER-109를 개발해왔다. CDI는 항생제 등 약물 복용으로 인해 클로스트리디움디피실균이 과잉 증식하면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세레스테라퓨틱스는 앞서 2020년 SER-109의 임상3상에서 CDI 재발률을 위약군보다 약 30% 감소시키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내놨는데 미국 식품의약국이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임상 대상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해 추가 임상3상을 진행했다.

추가 임상3상은 CDI 환자 263명을 대상으로 SER-109 투여 후 8주, 24주 기준의 재발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8주 기준 재발율은 8.7%로 이전 임상3상의 재발율 11.1%보다 낮아졌다. 24주 기준 재발율은 13.7%였다.

세레스테라퓨틱스는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약허가신청(BLA)을 제출하기로 했다.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3년 상반기 안에 SER-109의 최종 허가 및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 연구원은 “세레스테라퓨틱스가 미국 식품의약국이 요구했던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에 승인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SER-109는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ER-109의 출시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마다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의 진행도에 차이가 있고 대부분의 신약이 CDI 이외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어 직접적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와 고바이오랩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지놈앤컴퍼니는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GEN-001’을 개발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건선 치료제 ‘KBLP-001’에 관한 임상2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정 연구원은 “세레스테라퓨틱스의 이번 발표를 통해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간접적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 대상으로는 세레스테라퓨틱스의 임상결과와 무관하게 신약개발 가시화 등의 장밋빛 미래를 논하기 아직 이른 시점이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체내 미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기존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치료 기전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개발 및 승인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