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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 현대홈쇼핑 탈출구 모색, 임대규 운영 효율화부터 시작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6-0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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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의 효율화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홈쇼핑은 2021년 매출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에서 롯데홈쇼핑에 밀려 오랜 기간 수성해오던 3위 자리를 내준데다 2022년 1분기 영업이익도 크게 하락해 이를 만회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성장 정체' 현대홈쇼핑 탈출구 모색, 임대규 운영 효율화부터 시작
▲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

9일 현대홈쇼핑의 움직임을 보면 점유율 정체와 부진한 실적 등 회사의 성장성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본격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사업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인 Hmall, 현대렌탈케어, 현대엘앤씨(L&C) 등의 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현대홈쇼핑의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홈쇼핑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앞서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야 새 성장동력 투자에도 힘을 낼 수 있는 만큼 현대홈쇼핑은 우선 효율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은 8일 SKC&C와 손잡고 디지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에게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바로 이런 맥락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대홈쇼핑은 TV홈쇼핑과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인 Hmall의 모든 시스템을 포괄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현하기로 했다. 

애플리케이션(앱) 관리 시스템인 쿠버네티스(Kubernetes) 컨테이너 서비스도 만든다. 이를 활용하면 앱 구현에 필요한 여러 구성요소를 하나로 묶어 관리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현대홈쇼핑은 이외에도 △클라우드를 통한 대규모 프로모션 이벤트 인프라 관리 △고객 데이터 분석 인프라 고도화 △홈쇼핑 채널 대상 통합 관리 체제 구축 △물류센터 운영 창고관리시스템 고도화 △실시간 재고관리 시스템 구축 등도 추진한다. 

최근 시장점유율이 정체된 데다 영업이익도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시스템을 통한 매출 증가와 마케팅, 재고 관리 효율화 등으로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홈쇼핑은 현재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현대홈쇼핑은 오랜 기간 홈쇼핑업계의 3위 자리를 지켜왔다. 2010년대를 보면 2011년과 2013년, 2017년에 잠시 롯데홈쇼핑에게 3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대체로 3위는 현대홈쇼핑의 몫이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현대홈쇼핑에게 불안한 신호를 주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21년 기준 매출 1조804억 원을 냈다. 매출 1조1027억 원을 낸 롯데홈쇼핑에 추월당했다. 결과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며 점유율을 확대한 롯데홈쇼핑에게 4년 만에 3위 자리를 내줬다.

물론 현대홈쇼핑이 롯데홈쇼핑보다 영업이익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업이익만 보면 현대홈쇼핑이 2021년에 1285억 원을 내 1121억 원을 거둔 롯데홈쇼핑을 근소하게 앞선다.

다만 현대홈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점 역시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현대홈쇼핑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705억 원, 영업이익 353억 원을 거뒀다. 2021년 1분기보다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2% 줄었다. 

현대홈쇼핑이 부진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는 것은 향후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할 것으로 여겨지는 계열분리를 생각해 보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형 동생 사이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독립해 각자의 길을 걷지 않겠냐고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은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의 몫으로 분리될 유력한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축인 현대백화점을 정지선 회장이 들고가려면 이에 걸맞는 여럿 계열사를 챙겨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현대홈쇼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유도 이런 맥락들이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 부회장이 계열분리할 수 있는 계열사로는 현대홈쇼핑 이외에도 현대그린푸드, 현대렌탈케어 등이 꼽힌다.

이런 흐름을 보면 향후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을 들고 계열분리하려면 확실한 성장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성장성 없는 회사를 주면서 계열분리를 시키기에는 명분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대규 대표의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그가 회사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현대홈쇼핑의 실적이 후퇴해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다면 입지가 곤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앞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속해서 모바일과 Hmall 운영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모색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상품군 확대로 외형 확대를 강화하겠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상품 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고객 편의성도 개선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통합 시스템 구축 등으로 실적 부진 탈출을 위한 첫 행보를 보인 만큼 앞으로 임 사장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더욱 주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지분 23.01%를 보유한 현대그린푸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의 지분 15.8%를 들고 있는 2대주주다.

정 부회장은 2022년 5월16일 기준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23.8%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현대홈쇼핑에 간접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전체적으로 TV홈쇼핑 이외의 새 먹거리 찾는 분위기다. 소매거래의 중심이 이커머스로 대거 넘어간 상황에서 GS리테일 등 홈쇼핑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디지털 전환과 빅데이터 추진 등으로 타개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GS리테일 홈쇼핑 사업부,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의 2021년 합산 영업이익은 4919억 원으로 2020년보다 20.4% 줄었다. 

TV보다 모바일로 영상을 보는 소비층이 늘며 TV를 매개로 한 홈쇼핑의 성장성이 낮아진데다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높아진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홈쇼핑 기업이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3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15%씩 올랐다. 성장은 낮아졌는데 비용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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