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부진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는 것은 향후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할 것으로 여겨지는 계열분리를 생각해 보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형 동생 사이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독립해 각자의 길을 걷지 않겠냐고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은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의 몫으로 분리될 유력한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축인 현대백화점을 정지선 회장이 들고가려면 이에 걸맞는 여럿 계열사를 챙겨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현대홈쇼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유도 이런 맥락들이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 부회장이 계열분리할 수 있는 계열사로는 현대홈쇼핑 이외에도 현대그린푸드, 현대렌탈케어 등이 꼽힌다.
이런 흐름을 보면 향후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을 들고 계열분리하려면 확실한 성장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성장성 없는 회사를 주면서 계열분리를 시키기에는 명분이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대규 대표의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그가 회사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현대홈쇼핑의 실적이 후퇴해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다면 입지가 곤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앞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속해서 모바일과 Hmall 운영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모색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상품군 확대로 외형 확대를 강화하겠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상품 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고객 편의성도 개선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통합 시스템 구축 등으로 실적 부진 탈출을 위한 첫 행보를 보인 만큼 앞으로 임 사장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더욱 주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지분 23.01%를 보유한 현대그린푸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의 지분 15.8%를 들고 있는 2대주주다.
정 부회장은 2022년 5월16일 기준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23.8%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현대홈쇼핑에 간접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전체적으로 TV홈쇼핑 이외의 새 먹거리 찾는 분위기다. 소매거래의 중심이 이커머스로 대거 넘어간 상황에서 GS리테일 등 홈쇼핑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디지털 전환과 빅데이터 추진 등으로 타개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