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의 미국 내 생산공장 투자가 한미동맹 발전에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미국 정책전문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미국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더 굳건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한국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정책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3일 “한국은 미국 첨단 기술의 미래를 지원해줄 수 있다”며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 확보에 핵심이 되는 국가”라고 보도했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점을 앞으로 외교정책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바라봤다.
이는 사실상 중국에 의존을 최소화하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한국 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미국 내 공장 투자는 70년 동안의 한미동맹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계기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는 데 새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안보와 경제 등에서 폭넓은 협력 관계가 깊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들이는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투자와 삼성SDI의 인디애나주 배터리공장 투자, 현대차의 조지아주 전기차공장 투자가 대표적 예시로 꼽혔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중국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상위기업 도약을 목표로 큰 야심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미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자급률이 매우 낮아 중국과 경쟁에 불리하기 때문에 삼성과 같은 해외 기업의 미국 내 공장 투자가 미국 내 핵심 산업 발전에 절대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현대차가 미국에서 공장 투자를 통해 창출하는 일자리 규모도 상당해 미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도 매우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싸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를 유치하려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그만큼 금액을 보전해 줘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10년 동안 운영하는 비용은 미국에 공장을 투자했을 때보다 최대 50%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공장 운영비도 약 30% 저렴하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내수 생산 활성화를 진정성 있게 추진하려면 결국 해외 기업들을 향한 금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해외 기업들이 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짓는 대신 미국에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한국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점을 두고 사실상 한국에 적극적으로 동맹 강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