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쌍용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두산건설, 아이에스동서, 동원개발 등 7개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두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북적였던 현장설명회와 다르게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이에 현재 세 번째 시공사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한 것은 조합에서 서울 강남에 준하는 특화설계 제안, 입찰 보증금 700억 원 현금 납부, 3.3㎡ 당 공사비 600만 원 수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쌍용건설은 3차 현장설명회에 처음 등장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쌍용건설이 부산 도시정비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내친김에 우동3구역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3차에도 입찰하지 않고 쌍용건설이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사업제안을 내세운다면 빈틈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올해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성과를 모두 부산에서 이뤄냈다. 2건의 소규모재건축을 따내며 1100억 원 가량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해 5월부터 부산에서 거둔 실적을 보면 수주 4건에 공사비 2581억 원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적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부산에서 이미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들이 있어서 현지 파견 직원이나 사무소 등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신규 수주에 도전할 때 이 부분도 수지타산 고려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준공 실적 1위로 이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재개발에서 대형건설사와 맞서기에는 힘이 달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0위인 데다 지난해부터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내용을 보면 리모델링과 소규모재건축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분야는 기존의 강자 위치를 확인했지만 재건축·재개발에서는 중견건설사가 대규모 사업을 단독 수주하기 어려운 현실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대형건설사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1차 현장설명회부터 계속해서, GS건설과 DL이앤씨는 1차와 3차에 참석하며 우동3구역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조 단위에 이르는 사업이라면 비수도권 광역시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에서 입찰하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조합도 현대건설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합이 조건을 변경하지 않는 한 1·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대형건설사들이 이번에도 무응찰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게 되면 쌍용건설과 다른 중견건설사에 기회가 돌아오는 셈이다.
우동3구역 재개발은 부산 우동 229일대 지하 3층~지상 39층, 2819세대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9200억 원 규모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동3구역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현장설명회가 입찰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충분한 검토를 통해 입찰참여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