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시장에서 우세를 점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시장에서 앞서나기 위해서는 상대가 선점한 지역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일 콘텐츠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카카오가 선점한 일본에서, 카카오는 네이버가 선점한 북미시장에서 콘텐츠 플랫폼사업 관련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북미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인수했던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합병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년 안에 북미 거래 규모를 5천억 원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 매출순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4월에는 일시적이긴 했지만 타파스가 웹툰 매출순위에서 1위를 한 적도 있다"며 "북미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1위에 오르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플랫폼 합병 시너지를 통해 북미지역에서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미시장은 네이버가 선점한 지역이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구 앱애니)에 따르면 최근 1달 기준 네이버웹툰의 '웹툰'은 미국의 구글플레이 만화부문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7년 전 북미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현재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400만 명 이상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에는 북미 웹소설 1위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지식재산(IP)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반대로 네이버가 카카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의 콘텐츠 플랫폼인 '픽코마'의 안방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2016년 4월 일본에 발을 들인 픽코마는 2020년 7월 처음 전 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한 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웹툰은 최근 카카오 픽코마를 넘어서기 위해 영상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 웹소설 지식재산 영상화의 성공 사례를 일본시장에 남기겠다"며 "부수적으로 이를 통해 일본에서 기존 콘텐츠가 재조명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 일본 웹툰제작사 샤인 파트너스와 함께 한국 내 웹툰스튜디오 ‘스튜디오 툰(Studio TooN)’ 합작법인(JV)을 5월 안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은 TBS와 함께 콘텐츠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일본 내 지식재산(IP)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법인에서 제작한 웹툰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 등에서 연재하고 TBS는 이를 영상화해 일본 콘텐츠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추가로 네이버웹툰은 CJ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스튜디오드래곤 재팬'(가칭)이라는 합작법인(JV)도 올해 상반기 안에 설립한다. 이 역시 일본에서 웹툰 기반 드라마를 제작·공급해 웹툰 및 웹소설 영상화의 성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3월31일 이북재팬을 인수하면서 일본 콘텐츠 플랫폼시장 경쟁을 위한 인프라 및 지식재산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2021년 통합거래액은 약 8천억 원, 통합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천만 명 이상이다.
네이버웹툰은 모바일 중심의 라인망가와 웹 중심의 이북재팬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이북재팬 인수 당시 “이번 인수는 세계 최대 만화 시장 일본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일본 콘텐츠업계에서 라인망가의 영향력을 높여 이북재팬과 함께 웹툰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