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간펑리튬 리량빈(1) 반고체 배터리 개발 결실

▲ 간펑리튬 반고체 배터리. <간펑리튬>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3대 리튬 채굴업체 가운데 하나인 중국 간펑리튬이 직접 개발한 반고체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차별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세계 주요 배터리업체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과 양산이 늦어지는 사이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을 일부 갖추고 있는 반고체 배터리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리량빈 간펑리튬 회장은 세계에서 유일한 반고체 배터리 생산업체로 자리잡아 기존의 리튬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 반고체 배터리 공장 올해 가동 계획
 
간펑리튬은 최근 공시를 통해 생산능력 2GWh에 이르는 전기차용 1세대 반고체 배터리 공장을 올해 안에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인 전해질을 액체로 구성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고체로 제조해 배터리 밀도를 높이고 부피, 무게, 화재 위험 등 단점을 크게 개선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간펑리튬이 생산에 뛰어든 반고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특징을 일부 적용해 액체 전해질에 고체를 섞어 젤 형태로 만들거나 전극이 닿는 부분에 유동성이 낮은 물질을 도입해 고체의 특성을 갖추도록 한 배터리다.

세계 주요 배터리업체와 완성차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에 주목해 잇따라 연구개발에 나서며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 단계까지 구현하기에는 기술적 난제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이를 수 년 안에 상용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유력하다.

반면 간펑리튬의 반고체 배터리는 올해부터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해 충분히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이전까지 기존 전기차 배터리와 비교해 경쟁우위를 갖출 잠재력이 있다.
 
간펑리튬 창업주이자 회장인 리량빈은 반고체 배터리 개발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성과를 봐 이미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결실을 거두고 있다.

중국 4대 완성차기업 가운데 하나인 둥펑자동차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 E70 모델 일부에 간펑리튬의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판매했다. 공식적으로 반고체 배터리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지원한 셈이다.

현지 매체 오프윅리튬망(OGweek리뎬왕)에 따르면 리량빈은 1월 초 ‘세계 최초 반고체 배터리 E70 시범운영 기념회’에서 “우리는 반고체 배터리를 가장 먼저 상업화하며 리튬 전기차 배터리의 시대에 한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E70에 탑재된 반고체 배터리는 간펑리튬이 고체 전해질로 제작한 소재로 기존의 유기화합물 소재를 대체했고 이를 통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효과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주행이나 충전 등에 관련한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리량빈은 간펑리튬의 반고체 배터리 초기 상용화 성과를 발판삼아 대량 양산에 속도를 내고 고객사에 공급도 확대해 반고체 배터리시장을 주도적으로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간펑리튬 리량빈(1) 반고체 배터리 개발 결실

▲ 리량빈 간펑리튬 회장.

◆ 리튬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수직계열화 갖춰

간펑리튬은 2021년 8월부터 84억 위안(1조58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15GWh의 생산 능력을 갖춘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리량빈은 간펑리튬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공급망에서 확실한 선두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되자 사업범위를 넓혀 전기차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간펑리튬은 2010년 중후반부터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제조하기 시작해 전기차 배터리까지 사업을 점차 확장했다. 이후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위해 2019년부터 반고체 배터리라는 블루오션을 선택했다.

그리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일반 리튬배터리보다 앞선 기술을 적용한 반고체 배터리로 미래 시장을 선점해 나가기로 했다.

리량빈은 간펑리튬의 반고체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생산 규모와 시장점유율, 연구개발 능력을 키우며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배터리시장 점유율과 고객사 기반 등 측면에서 대형 배터리기업에 뒤처지고 있지만 반고체 배터리의 차별성을 앞세워 고밀도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차 분야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간펑리튬은 배터리를 판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폐배터리를 수거해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리량빈은 ESG 글로벌 리더 서밋에서 “우리는 폐배터리 시장 문제를 일찌감치 발견했다”며 “2016년에 전문 자회사를 세워 폐배터리와 재료 순환사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펑리튬의 배터리 회수율은 9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량빈은 2000년 안팎 중국에서 창업 붐이 일어나자 30세가 된 해에 회사를 그만두고 간펑리튬을 창업했다. 

그가 첫 직장인 장시리튬공장연구소에서 리튬 추출과 가공 기술을 배운 것이 간펑리튬을 세계 1위 리튬 생산회사로 키워낸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됐다. 노녕 기자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험할 일이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 기업은 세계무대에서 다방면에 걸쳐 우리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이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기업이라도 이들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기업의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영전략과 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해 본다. <편집자주>

노녕의 중국기업인탐구-간펑리튬 리량빈(1),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 
노녕의 중국기업인탐구-간펑리튬 리량빈(2), 세계 리튬시장 장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