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창업주 겸 회장.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기업 TSMC 창업주가 미국 정부의 현지 반도체 생산투자 활성화 노력을 두고 들이는 비용 대비 효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가 높은 인건비와 전문인력 부족 등 문제로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이유다.
21일 IT전문매체 더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회장은 최근 미국의 한 씽크탱크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 반도체산업과 관련한 자신의 시각을 내놓았다.
창 회장은 미국 정부에서 최근 현지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반도체기업들에 대규모 지원금을 약속하는 등 노력을 강화하는 점을 두고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미국 내 반도체공장 설립을 통한 정부 차원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창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생산 확대는 매우 비싸기만 할 뿐만 아니라 소용이 없는 일”이라며 “대만 등 다른 국가와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이 대만보다 약 50% 높은 수준일 것이라며 인건비 등 비용 문제가 가격 경쟁력에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TSMC가 대만에서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이 수많은 전문인력 기반으로 꼽히는 반면 미국은 인력 풀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았고 이들을 교육하는 데 오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 회장은 TSMC가 지난 25년 동안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확장하지 않은 점도 이런 문제들 때문이었다며 투자 대비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TSMC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투자를 결정한 것과 관련한 배경 설명도 이어졌다.
창 회장은 TSMC가 미국의 요구 때문에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은 이런 계획에 이전부터 계속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수조 원대의 투자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TSMC가 들이는 비용 대비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창 회장은 미국 정부의 노력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한 반도체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거둬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해 TSMC의 대만 공장에 시스템반도체 물량 대부분을 의존하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창 회장은 이를 두고 “만약 중국과 대만 사이 전쟁이 벌어진다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수급 이외에 걱정해야 할 만한 일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