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이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신약 개발을 위해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유전질환 치료제 임상개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종근당에 따르면 희귀유전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의 프랑스 임상1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올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의 프랑스 임상1상을 마치고 임상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는 여러 곳이 있지만 임상 진도를 보면 종근당은 앞서 있는 편에 속한다.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종근당과 함께 툴젠(CMT01, 2023년 임상1상 진입 목표), 헬릭스미스(VM202, 국내 임상1상 완료) 등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유전병 치료제의 유럽 임상1상 마무리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임상 진행에 코로나19 등의 변수가 많아 확정적 시점을 정해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손상되는 질환을 말한다. 팔다리의 근육이 위축돼 다리를 끌거나 저는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는 없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희소질환이지만 유병률이 2500명 가운데 1명으로 환자 수가 많다. 전 세계에 약 28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졌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현재 투병 중이다.
종근당은 단백질인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을 억제해 다양한 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 플랫폼 기술로 CKD-510과 헌팅턴병(유전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KD-504(국내와 미국 임상1상 진행중)’,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CKD-509(전임상 완료)’ 등도 개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증권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진행 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 등의 임상개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종근당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확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걸맞은 성과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최근 5년 동안 누적 연구개발비가 약 67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를 보면 2019년 986억 원에서 2020년 1467억 원, 2021년 1633억 원으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21년에는 국내 10대 제약바이오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연구개발비 증가율(19.1%)을 보이기도 했다. 종근당에 이어 대웅제약(15.4%), GC녹십자(4.3%)가 뒤를 쫓고 있다.
종근당은 2022년에는 약 1835억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